보통 우리나라에서는 출산 후 병원 입원 3~4일, 조리원 2주, 산후도우미 2~3주 정도의 패턴으로 외부 도움을 받으며 산모의 몸도 회복하고 신생아 케어도 배우게 되죠. 그리고 그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아기들은 보통 생후 30일을 넘기며 신생아를 졸업하게 되고, 이제 본격적으로 주양육자와의 생활이 시작됩니다. 보통은 엄마가 되는 경우가 많고요. 저 역시 산후도우미 기간까지 지나고, 남편의 2주간 출산휴가까지 끝난 뒤 아기가 약 50일 정도 되었을 무렵부터 본격적인 나 홀로 육아가 시작됐어요.
나홀로 육아의 부담감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기가 제 육아 인생에서 가장 정신없고 가장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시기 중 하나였던 것 같아요. 특히 아직도 기억나는 건 남편이 다시 출근하기 전날 밤이에요. 그날은 이상하게 잠이 잘 안 오더라고요. 내일부터 진짜 혼자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 갑자기 막막해졌어요. ㅎㅎ 그 전까지는 물론 육아 자체가 쉽지는 않았어요. 손에 익지 않아서 아기를 돌보는 것도 서툴렀고, 아직 3~4시간마다 한 번씩 모유수유를 해야 했기 때문에 새벽에도 계속 깨야 했고요. 잠도 늘 부족했죠.
그래도 남편이든 산후도우미든 누군가는 옆에 있었거든요. 잠깐이라도 아기를 맡기고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었고, 밥도 급하게라도 먹을 수 있었고, 정말 너무 힘들면 잠깐만 봐줘라고 말할 사람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부터는 남편이 출근하는 아침부터 퇴근하는 저녁까지 오롯이 저 혼자 아기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된 거죠. 아기 수유하고, 기저귀 갈고, 재우고, 목욕시키고, 그 와중에 틈틈이 집안일까지 하고, 제 밥도 챙겨 먹고, 빨래도 돌리고 정말 그 전과는 차원이 다른 힘듦이었어요.
특히 저는 성격 자체가 뭔가를 대충 못 넘기는 스타일이라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요즘은 워낙 정보가 많잖아요. 육아 관련 영상도 많고, 책도 많고, SNS에도 정보가 넘쳐나고요. 그래서 저는 아기의 발달 단계나 작은 신호들 하나에도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 같아요.
혹시 이 시기에 이걸 못 하면 어떡하지?
이 반응이 늦는 건 아닐까?
이 놀이를 해줘야 하나?
이런 생각들을 계속 하면서 최대한 책이나 이론에서 말하는 FM대로 해보려고 했거든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까지 스스로를 몰아붙이지 않아도 됐을 것 같은데, 당시에는 제가 주양육자라는 책임감이 너무 컸어요. 뭔가 아기에게 문제가 생기거나 발달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생기면 다 제 탓이 될 것 같은 압박감이 있었달까요.
에너지를 0까지 다 쓰던 하루하루
그래서 아기가 깨어 있는 시간에는 발달 놀이도 열심히 찾아보고 따라 하면서 놀아줬어요. 흑백 모빌 보여주고, 터미타임 하고, 노래 불러주고, 말 걸어주고 그런 것들이요. 그런데 또 신생아는 생각보다 금방 다시 수유 시간이 돌아오잖아요. 특히 모유수유를 하면 한 번 수유하는 시간 자체도 꽤 길었어요. 분유는 먹는 시간이 비교적 일정한데, 모유수유는 직수하고 트림시키고 다시 달래고 하다 보면 정말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가더라고요. 그리고 그 무렵부터 슬슬 등센서도 생기기 시작했어요. ㅎㅎ 품에서 잠들어도 눕히는 순간 귀신같이 눈을 뜨는 거예요. 겨우 재웠다 싶어서 조심조심 침대에 내려놓으면 바로 찡그리면서 울 준비를 하고 있고요. 그래서 재우는 데에도 생각보다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갔어요.

거기다가 아기가 자는 시간에도 저는 쉬지를 못했었죠. 원래 제 성격이 그렇기도 하지만, 아기가 자면 그때부터 또 해야 할 일들이 보이더라고요. 젖병 씻고, 빨래 개고, 집 정리하고, 육아 정보 찾아보고 아니면 혹시 아기한테 필요한 게 있나 검색하고 주문하고요. 그러다 보니 몸도 힘든데 정신까지 계속 긴장 상태였던 것 같아요. 정말 매일매일 제 에너지를 전부 끌어다 쓰는 느낌이었어요. 어떤 날은 오늘은 내일 쓸 에너지까지 당겨쓴 것 같은데 싶은 날도 있었고요. ㅜㅜ
모유수유 포기 후 분유수유 시작
그러다 보니 저에게 가장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시간은 바로 새벽수유였어요. 하루 종일 모든 에너지를 다 쓰고 겨우 기절하듯 잠들었는데, 또 새벽이 되면 일어나서 긴 시간 수유를 하고, 트림시키고, 다시 재우고 그 과정이 점점 너무 버겁게 느껴지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결국 아기가 생후 두 달쯤 되었을 무렵부터 새벽수유만이라도 분유수유로 바꾸기 시작했어요. 그래야 남편이 대신 수유를 해줄 수 있었거든요. 다행히 저희 아기는 젖병이나 분유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없는 편이어서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혼합수유로 넘어갈 수 있었어요. 그리고 그렇게 조금씩 모유수유를 줄이고 분유수유 비율을 늘려갔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모유수유를 오래 유지하시는 분들 보면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러워요. ㅠㅠ 직접 해보니까 그게 단순히 수유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엄마의 체력과 수면과 생활 전부가 연결되는 문제더라고요.
그렇게 저는 매일 정신없이 버티며 나 홀로 육아를 이어갔어요. 그런데 육아를 하다 보면 꼭 듣게 되는 말이 있죠. 바로 '100일의 기적.'
과연 저에게도 많은 부모들이 이야기하는 그 100일의 기적은 찾아왔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