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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병원 졸업 후, 다시 대학병원으로 가게 된 이야기

by editor83581 2026. 4. 27.

어느덧 시간이 흘러 저는 드디어 난임병원을 졸업할 때가 되었습니다. 난임병원에도 일반 산과가 있어서 원한다면 계속 같은 병원에 다닐 수 있었지만, 그곳은 결국 분만은 하지 않는 곳이었기 때문에 저는 최종적으로 제가 분만을 할 병원에서 남은 진료를 다 점검받고 싶었어요. 그래서 난임병원을 최종적으로 졸업하고, 제가 분만을 할 병원으로 전원을 하게 됩니다.

난임병원을 졸업하던 날

난임병원을 졸업하면서 괜히 의사 선생님하고도 애틋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물론 그 의사 선생님은 워낙 많은 환자들을 보시고, 저보다 훨씬 더 어렵고 힘들게 고생하고 있는 산모들도 많기 때문에 저 하나가 그렇게 특별한 환자는 아니었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정말 뜻깊었어요.

 

그 선생님과 결국 잘 맞았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선생님께도 정말 감사한 마음이 컸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감사했고, 혹시 둘째 생각이 생긴다면 어차피 배아를 여기에 모두 냉동해 두었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병원에 오게 될 것 같다고 인사를 하고 나오게 되었어요. 난임병원을 졸업하고 나니까 저도 뭔가 그런 뜻은 아니지만, 제 느낌상 뭔가 문제가 있었던 임산부에서 정말 그냥 다른 모든 아이를 가진 평범한 임산부 중 한 명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묘하게 좋더라고요. 블로그나 카페 후기를 보면 “드디어 난임병원 졸업했어요”라는 글들이 많았는데, 왜 그렇게 다들 의미를 두는지 그때는 잘 몰랐었거든요. 근데 제가 직접 경험해 보니까 정말 글을 쓸 만한 벅찬 감정이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분만 병원으로 전원 그리고 예상치 못한 문제

그리고 나서 분만을 할 병원은 그래도 규모가 꽤 있는 여성병원으로 정했어요. 찾아보면 연예인들도 많이 가는 곳이기도 했고, 규모도 있다 보니 혹시라도 급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대처가 잘 될 것 같았고, 무엇보다 저희 집에서도 가까웠거든요. 차로 10~15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양수가 터지거나 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바로 가서 조치를 받을 수 있겠다 싶어서 그 병원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정말 아기가 나올 때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저는 그 여성병원에서 몇 주 동안 잘 다니고 있었고, 그날은 만삭 화보를 찍었던 날이었어요. 그러니까 거의 만삭에 가까워져 있었겠죠. 그 시기에 마지막 화보도 신나게 찍고, 오랜만에 화장도 하고 남편이랑 저랑 둘 다 멀끔하게 차려입고 사진도 예쁘게 잘 나와서 너무 기분 좋게 병원에 갔어요. 

남편과 함께 행복하게 웃고 있는 임산부 모습

 

그리고 언제나처럼 “우리 아기 잘 있겠지” 하면서 진료를 봤는데, 의사 선생님이 초음파를 보면서 한참 동안 말이 없는 거예요. 계속 손도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뭘 보는데 저한테 아무 말씀도 안 하시는 거죠. 보통은 아기가 아무 문제가 없으면 “잘 있고요, 심장도 잘 뛰고요, 손발도 잘 있고요” 이렇게 간단하게 하나씩 보면서 넘어가시는데, 그날은 계속 한 군데에서 멈춰서 자세히 보고 또 보고 하시는 거예요.

 

그때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어요. ‘이건 분명히 뭔가 있는 거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역시나 굳은 얼굴로 태아의 폐에 뭔가가 보이고, 그게 심장을 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영어로 CPAM이라는 소견이 보인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제 담당 의사 선생님이 원래 대학병원 출신이셨는데, 본인이 계셨던 대학병원으로 의뢰서를 써 주시면서 최대한 빨리 날짜를 잡아서 가보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초음파 사진을 보며 걱정하는 임산부 모습

집에 와서 계속 검색했던 시간

저는 선생님 설명이 다 끝나기도 전에 계속 울고 있었고, 진료를 마치고 복도로 나와서도 정말 무슨 큰일이 난 사람처럼 눈이 새빨개질 정도로 계속 울었어요. 만삭 화보 찍고 메이크업도 받고 기분 좋게 갔다가, 화장도 다 지워지고 눈은 퉁퉁 붓고 그냥 계속 울기만 했던 기억이 나네요. 아니 거의 다 키워놨다고 생각했는데, 막판에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정말 너무 무서웠어요. 집에 와서 대학병원 날짜를 잡아 놓고 기다리는 동안에도 계속 CPAM에 대해서 검색했어요. 어떤 결과가 있는지, 어떤 치료를 하게 되는지, 위험성은 어떤지 정말 미친 듯이 검색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이게 제가 뭘 잘못해서 그런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계속 들더라고요. 물론 남들이 들으면 그럴 필요 없다고 하겠지만, 사실 임산부 입장에서는 태아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고 하면 본인을 탓하게 되는 게 너무 당연하잖아요. 그래서 자책도 많이 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결국 저는 분만 병원에서 아이를 낳지 못하고 다시 대학병원으로 전원을 하게 됩니다.

 

정말 이렇게 정리하면서 보니까 제 임신 기간도 참 다사다난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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