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잔치는 정말 하기 전까지는 “이걸 꼭 해야 하나?” 싶었던 행사였어요. 사실 저는 원래 돌잔치를 굳이 해야 하나 주의였거든요. 요즘은 가족끼리 조용히 넘어가는 집도 많고, 아기에게 실제로 기억이 남는 행사도 아니니까요. 그런데 어른들은 또 다르시더라고요. 특히 양가 부모님 세대는 돌잔치는 꼭 해야 하는 중요한 행사라고 생각하셨어요. 그래서 결국 저희도 돌잔치를 준비하게 됐답니다.
생각보다 훨씬 큰 스케일
그렇게 돌잔치를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와… 진짜 세상이 많이 변했더라고요. 물론 인스타그램이 보여주기식이라 더 그렇게 느껴졌을 수도 있지만, 정말 다들 엄청 화려하게 하더라고요. 비싼 장소 어렵게 예약해서 돌상도 결혼식처럼 꾸미고, 전문 포토그래퍼 부르고, 성장영상도 영화처럼 만들고요. 어떤 곳은 거의 스몰웨딩 느낌이었어요. ㅎㅎ 근데 저는 솔직히 그런 데까지 돈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는 않았어요. 물론 돈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사실상 어른들 만족 비중이 큰 행사에 그렇게까지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이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직계 가족만 초대해서 집 근처에서 돌잔치가 가능한 식당에서 간소하게 하기로 했어요. 특히 집 근처로 정한 건 아기 컨디션 때문이 컸어요. 돌 전 아기들은 낮잠이나 컨디션에 정말 민감하잖아요. 그런데 이동 시간까지 길어지면 더 힘들어질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이동이 짧고 익숙한 동네 근처로 골랐어요.
결국 제일 바쁜 건 엄마
그런데 알죠. 무슨 행사가 생기면 결국 제일 고생하는 건 엄마라는 거… ㅋㅋㅋ 분명 간소하게 하기로 했는데도 준비할 게 끝이 없더라고요. 양가 어른들을 모시고 하는 자리다 보니 식사도 신경 써야 했고, 축하해주러 와주시는 분들께 또 빈손으로 보내기는 아쉬워서 답례품도 준비해야 했어요. 답례품만 딱 주는 것도 뭐해서 일일이 손편지도 썼고요. 거기에 우리도 주인공인데 너무 아무렇게나 갈 수는 없으니까 저도 깔끔한 정장 원피스를 준비하고, 아기 돌 원피스도 대여했죠. 그리고 그냥 밥만 먹고 끝내기에는 또 아쉬우니까 성장영상도 만들었어요. 이게 또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영상 만드는 게 생각보다 진짜 일이더라고요. 사진 고르는 것도 힘들고, 음악 넣고 순서 맞추고 하다 보면 시간 순삭이에요. ㅋㅋㅋ 저는 영상 만드느라 돌잔치 전날 새벽 4시에 잤어요..ㅎㅎㅎ 지금 생각해도 그 시기의 저는 정말 부담도 크고 머리도 아프고 너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육아하면서 틈틈이 준비해야 하니까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꽤 벅찼어요.
드디어 돌잔치 당일
아무튼 그렇게 어찌저찌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돌잔치 당일이 되었어요. 그날은 아침부터 저도 남편도 긴장 상태였어요. 저는 결국 메이크업이랑 헤어까지 받았는데, 이게 하기로 한 이상 생각보다 점점 더 신경 쓰게 되더라고요. ㅋㅋㅋ 처음에는 정말 간단하게 하자였는데 막상 다가오니까 욕심이 조금씩 생기는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아기 컨디션이었어요. 하필 그날 아기가 낮잠을 제대로 못 잤거든요. ㅜㅜ 그래서 저는 속으로 오늘은 최대한 떡뻥으로 버텨야겠다 생각하면서 식당으로 갔어요. 식당에 도착해서 돌상 세팅도 직접 하고, 오신 가족분들 인사도 하고 하는데 진짜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 와중에 나중에 좀 후회했던 건 포토그래퍼를 안 쓴 거였어요. 당시에는 “굳이 사진까지 돈 써야 하나?” 싶었는데, 나중에 사진을 보니까 가족들이 그냥 찍어준 사진들이라 퀄리티가 많이 아쉽더라고요. 특히 저희 가족이 그래도 나름 신경 써서 차려입었는데, 막상 제대로 찍힌 가족사진이 거의 없는 거예요. 그게 결국 평생 남는 기록인데 너무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돌아간다면 저는 오히려 사진에는 돈을 좀 쓸 것 같아요.

그렇게 정신없이 돌상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돌잔치가 시작됐어요. 아기 컨디션 떨어지기 전에 양가 가족들과 돌아가면서 사진도 찍고, 돌잡이도 호다닥 진행했어요. 저희 아기는 엽전을 잡았는데, 그게 돈을 의미한다고 하더라고요. 순간 다들 엄청 좋아하셔서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ㅋㅋㅋ 그런데 역시 낮잠을 제대로 못 자서 그런지 아기 컨디션이 아주 최상은 아니었어요. 막 크게 울지는 않았는데 중간중간 짜증도 내고, 웃는 사진이 별로 없어서 조금 아쉽긴 하더라고요. 역시 돌잔치는 무엇보다 아기 컨디션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ㅎㅎ
힘들었지만 오래 기억에 남을 하루
결과적으로는 정말 힘들었지만, 그래도 돌아보면 꽤 보람 있었던 행사였어요. 준비 과정은 솔직히 다시 떠올려도 머리 아프긴 한데, 막상 지나고 나니까 “아, 그래도 잘 해냈다” 싶더라고요. 그리고 돌잔치가 끝난 뒤 집에 돌아와서는 저희 가족 셋 다 그대로 기절해서 잤어요. ㅋㅋㅋ 아기도 피곤했는지 엄청 깊게 자고, 저랑 남편도 긴장이 한 번에 풀려서 완전 방전된 느낌이었어요. 정말 정신없이 지나간 하루였지만, 지금 돌아보면 우리 가족에게 오래 기억에 남을 소중한 하루였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돌잔치를 준비하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건, 정말 정신없이 달려온 1년이었다는 거였어요. 시험관부터 출산, 신생아 시절, 이유식, 밤잠, 육아까지… 하루하루는 정말 길고 힘들었는데, 돌아보니 어느새 돌이라니 신기하더라고요. 그리고 성장영상을 보면서 저의 감회도 참 새롭더라고요. 매일 정신없이 육아하느라 몰랐는데, 사진으로 다시 보니 정말 조그맣던 신생아가 어느새 돌이 되어 있었어요. 물론 감상은 잠시고 현실 육아로 바로 돌아왔지만요 ㅎㅎㅎ 그래도 돌잔치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직접 경험해보니 조금은 알 수 있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