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린 아기 때는 분유만으로도 충분히 수분 보충이 되기 때문에 물을 따로 먹이지 않아도 된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저도 이유식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물을 따로 주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이제는 물 마시는 연습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됐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물 먹이기를 시작했어요.
처음부터 컵으로 시작해야 할까?
근데 육아라는 게 늘 그렇듯, 검색하면 정말 다양한 방법들이 나오더라고요. 어떤 전문가는 결국에는 컵으로 마셔야 하니까 처음부터 컵으로 시작하라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빨대컵부터 단계적으로 가야 한다고 하고요. 처음엔 그런 글들을 보다 보면 괜히 흔들리게 되잖아요. 내가 너무 쉽게 가는 건가? 단계를 밟는 건 괜한 유난인가? 싶기도 하고요. 근데 저는 개인적으로 굳이 그렇게 스파르타로 해야 하나 싶더라고요. ㅎㅎ
가끔 보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는 엄마들을 마치 예민하거나 유난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후기들도 있는데, 저는 그런 말에 너무 휘둘릴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엄마가 마음 편한 방식이 결국 제일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육아는 정답 맞히기 게임이 아니라, 우리 아이와 우리 집에 맞는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 같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처음 사용한 국민 빨대컵

아무튼 그렇게 저는 가장 흔하게 많이 쓰는 국민 빨대컵부터 준비해서 물 먹이기를 시작했어요. 처음 하루이틀은 정말 제대로 빨지도 못했어요. 입에 넣기는 하는데 물은 안 나오고, 나오더라도 어떻게 마셔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는 느낌이었달까요. 근데 신기하게도 3~4일 정도 지나니까 조금씩 빨기는 빨더라고요. 물론 아직 조절은 잘 안돼서 계속 사레가 들렸지만요. ㅎㅎ 물을 한 번에 훅 마셔버려서 켁켁거리곤 했어요. 그럴 때마다 초보 엄마인 저는 또 깜짝 놀라서 얼른 등을 쓰다듬어주곤 했었죠. 근데 지나고 보니 그것도 결국 적응 과정 중 하나였던 것 같아요. 아기도 처음 배우는 거니까 당연히 서툴 수밖에 없는데, 그 당시에는 작은 기침 하나에도 왜 그렇게 놀랐는지 모르겠어요. ㅎㅎ
처음 사용했던 빨대컵은 빨대가 짧은 형태였어요. 그래서 조금만 빨아도 물이 쉽게 나오는 스타일이었는데, 초반 적응용으로는 꽤 괜찮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거기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이후에는 손잡이가 달린 조금 더 일반적인 빨대컵으로 바꿔줬어요. 근데 또 그걸로 바꾸니까 다시 어려워하더라고요. ㅎㅎ 아기 입장에서는 빨대 길이도 달라지고, 물 나오는 느낌도 달라지니까 또 새롭게 적응해야 했던 거죠.

그 즈음부터는 저는 물뿐만 아니라 분유도 빨대컵으로 주기 시작했어요. 젖병만 계속 쓰기보다는 빨대컵 사용을 자연스럽게 늘려주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조금씩 젖병 사용 횟수를 줄이고, 빨대컵으로 마시는 연습을 더 많이 시켰어요. 근데 물은 그나마 괜찮았는데, 분유는 아기가 워낙 좋아하는 거라 ㅋㅋㅋ 생각처럼 잘 안 나오면 엄청 짜증을 내더라고요. 왜 안 나오냐는 듯이 빨대컵을 붙잡고 낑낑거리는 모습이 또 너무 웃겼어요. 그리고 젖병 먹던 습관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자꾸 빨대컵을 젖병처럼 거꾸로 들어서 먹으려고 하더라고요. 빨대컵은 아래쪽으로 기울여야 물이 잘 나오는데 말이죠. ㅎㅎ 그래서 그 시기에는 추빨대를 같이 사용했어요. 어느 방향으로 들든 비교적 물이 잘 나오게 도와주는 빨대였는데, 덕분에 다양한 자세로도 조금 더 편하게 먹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육아하면서 느끼는 건데, 꼭 이 방법이 최고다보다는 그 시기의 아기에게 맞는 편한 방법을 찾아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나중에는 어떤 분들은 일반 컵으로 가기 전에 스파우트컵도 사용하시더라고요. 근데 저는 스파우트컵까지는 굳이 안 써도 될 것 같아서 생략했어요. 대신 처음 사용했던 작은 빨대컵에서 뚜껑만 열고, 물을 아주 조금만 담아서 컵 마시기 연습을 시작했어요.
육아는 결국 반복
근데 처음에는 진짜 물 마시는 용도라고는 생각도 안 하는 것 같더라고요. ㅋㅋㅋ 계속 손 넣고, 뒤집고, 쏟고,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기 바빴어요. 바닥은 항상 물바다가 되고요. ㅎㅎ 그래도 저는 그냥 계속 보여줬어요. 제가 물 마시는 모습도 자주 보여주고, 컵을 아기 입에 가져다주기도 하고, 같이 마시는 시늉도 해보고요. 그렇게 반복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정말 자연스럽게 마시기 시작하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참 신기했어요. 분명 며칠 전까지만 해도 컵을 장난감처럼 던지던 아기였는데, 어느새 스스로 컵을 기울여 물을 마시고 있으니까요.
이렇게 과정을 하나씩 돌아보면 결국 육아는 반복의 연속인 것 같아요. 아기가 어느 날 갑자기 혼자 다 잘하게 되는 게 아니라, 엄마가 계속 보여주고 알려주고 기다려주다 보면 조금씩 익혀가는 거더라고요. 물론 그 과정은 꽤 피곤해요.ㅜㅜ 같은 걸 수십 번 반복해야 하고, 바닥 닦고 옷 갈아입히고 또 치우고를 계속 해야 하니까요. 근데 또 그렇게 엄마의 노력만큼 아기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아마 그 감정 덕분에 엄마들이 힘들어도 계속 육아를 해나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