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원에 도착한 첫날부터 저는 솔직히 너무 좋았어요. 일단 밥이 너무 잘 나오고 맛있었고, 무엇보다 내가 손 하나 까딱할 일 없이 그냥 누워서 쉬다가 밥 나오면 먹고, 또 쉬고… 이게 너무 좋더라고요.

조리원에서 나왔던 식사인데, 매 끼니 이렇게 잘 나와서 먹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어요. 출산 직후라 몸도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는데,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환경이라는 게 생각보다 훨씬 큰 안정감을 줬어요.
그리고 아기를 신생아실에서 돌봐주신다는 것도,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엄마였던 저에게는 정말 큰 안심이었어요. ‘내가 잘 못 보면 어떡하지’라는 불안이 있었는데, 전문가들이 옆에서 계속 봐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많이 편했거든요.
거의 하루 종일 했던 모자동실
근데 또 한편으로는 아기가 너무 예뻐서 계속 보고 싶더라고요. 게다가 남편이 2주 동안 거의 계속 같이 있어줬고, 우리 아기가 또 정말 순한 편이었어요. 잘 울지도 않고, 크게 손이 많이 가는 타입이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모자동실 시간을 거의 하루 종일 했던 것 같아요. 아침부터 밤에 자기 전까지는 거의 계속 데리고 있었어요. 응가를 했다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만 연락하면 되니까 크게 불편한 것도 없었고요.
오히려 조리원에서 전화가 와서 “아기 잘 있냐”고 물어볼 정도였어요. ㅋㅋ 지금 생각해 보면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딱 하나였던 것 같아요. 아기를 보는 것 외에는 제가 신경 쓸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는 것. 집이었다면 밥, 빨래, 청소, 이런 것들이 같이 있었을 텐데 조리원에서는 그런 게 전혀 없으니까 온전히 아기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조리원에서 시작한 모유수유
조리원에 와서 제대로 모유수유도 배우고, 가슴 마사지도 받으면서 수유를 시작하게 됐어요. 사실 저는 처음에는 초유만 먹이고 단유할 생각이었거든요. 근데 운이 좋게도 처음부터 모유량이 꽤 잘 나오는 편이었어요.

처음 유축했을 때 나왔던 초유 모습이에요. 양은 많지 않았지만 신기하고 뿌듯했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그냥 자연스럽게 계속 모유수유를 하게 됐고, 우리 아기도 초반 하루 이틀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계속 모유를 먹으면서 지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직수 때문에 생각보다 수유 텀이 자주 있더라고요. 그리고 밤에는 직접 수유는 하지 않았지만, 모유량 유지를 위해 새벽 3~4시쯤에는 꼭 일어나서 유축을 했어요. 그 부분은 솔직히 좀 힘들었어요. 잠을 자다가 깨서 해야 하는 거니까 아무래도 피곤함이 쌓이긴 하더라고요. 그래도 앞에서 말했듯이 다른 신경 쓸 일이 없었기 때문에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던 것 같아요.
조리원에서 마사지도 받았는데, 받을 때는 물론 시원하고 좋긴 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이 가격을 주고 꼭 해야 하나?’라는 생각은 들었어요. 저는 특히 수면 부족 상태라 마사지 받을 때마다 거의 잠들어버렸거든요. 그래서 더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어요.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면 조리원에서는 기본만 하고, 나와서 집 근처에서 더 저렴한 가격에 따로 받지 않을까 싶어요.
개인적으로 조리원은 강추!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2주가 너무 빨리 지나갔어요. 어떤 분들은 조리원 생활이 답답하고, 밖에 못 나가서 우울하다고 하시던데 저는 완전 반대였어요. 원래 집순이기도 하고, 안에 있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가만히 있어도 밥이 나오고, 빨래를 해주고, 청소를 해주고… 이런 환경에서 우울할 틈이 없었어요. 오히려 ‘이렇게 좋은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어요. 비용 부담만 덜했다면 저는 진짜 4주도 있을 수 있었을 것 같아요. ㅋㅋㅋ
가끔 보면 조리원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던데, 적어도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조리원이 저에게 굉장히 도움이 됐어요. 출산 직후 몸도 힘든 상태에서 아기를 어떻게 돌봐야 할지 몰라서 우왕좌왕했다면 훨씬 힘들었을 것 같거든요. 집에서였다면 아무리 누가 도와줘도 결국 밥, 집안일, 이런 것까지 같이 신경 써야 했을 테니까요. 그랬다면 저는 훨씬 지치고 우울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조리원에서 충분히 쉬고, 아기랑 천천히 적응할 시간을 가진 게 오히려 제 모성도 더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었던 계기였다고 생각해요.
다만 한 가지, 여력이 된다면 조리원에서도 모자동실 시간을 좀 길게 가져보는 건 좋은 것 같아요. 집에 가면 어차피 내가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익숙해지는 시간이 있으면 확실히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렇게 정말 보호받는 시간 같았던 2주가 지나고, 이제는 진짜 현실 육아의 세계로 돌아갈 날이 다가왔어요.
과연 집에 돌아간 첫날부터의 육아는 어땠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