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비록 1차에서 임신 실패로 끝났지만, 다행히 큰 문제는 발견되지 않아서, 다시 생리가 시작될 때까지 기다린 후 똑같이 생리 2~3일 차부터 병원을 다시 방문하면서 2차를 새로 시작했어요.
근데 이게 자연스러운 사이클로 생리가 오는 게 아니다 보니까, 아무래도 잠시지만 실제로 임신도 됐었고, 또 질정을 넣으면서 인위적으로 자궁 내를 임신이 유지되는 상태처럼 만들어 놨었기 때문인지 예상했던 생리일보다 일주일 정도 더 늦었던 것 같아요. 사실 시험관에서는 하루하루가 되게 아깝고 소중한 시간이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생리가 늦어지고 기다리는 시간도 상당히 스트레스가 되더라고요.
그때까지는 시험관 과정에 대해서 그렇게 깊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제 제가 한 사이클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겪어보니까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아, 이게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일인지, 여자에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왜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너지는 사람들이 많은지 조금 더 이해하게 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시험관 1차의 시작부터 종료까지를 지나오면서요.
다시 시작된 시험관 2차
제가 그렇게 다시 기다리던 생리가 시작되고, 다시 병원에 방문해서 이제 똑같은 과정을 반복하게 되는 거죠. 저는 정말 이게 제가 덜 스트레스받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는 게, 바로 처음에 난자 채취가 많이 되고 배아 수정도 10개 넘게 꽤 잘 돼서 다시 난포 주사를 맞고 난자 채취를 하는 그 과정이 없다는 점이었어요. 그것만으로도 저한테는 신체적인 부담도 그렇고, 정신적으로도 굉장히 덜 부담되는 상황이었어요. 그 부분은 정말 지금도 다행이고 감사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저는 동결해 둔 배아로 이식을 진행하게 됐어요.
그리고 지난번에 임신이 유지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는, 제가 환자 입장이기도 했고 시간이 좀 지나서 정확한 의학 용어는 잘 기억나지 않는데, 어쨌든 제 자궁이 배아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면역 반응이 과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을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회차에는 스테로이드를 처방받아서 그런 반응을 조금 억제해 주는 역할이라고 들었고, 그 약도 같이 복용하게 됐습니다.
배아 두 개를 이식 결정
그리고 저는 이번에는 1차 때와 다르게 배아를 두 개 이식하기로 했어요. 1차 때는 배아를 하나만 이식하겠다고 했었거든요. 왜냐하면 저는 원래 쌍둥이가 되는 걸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근데 그 시기의 생각으로는, 지금 내가 쌍둥이를 바라지 않는다고 하는 게 좀 웃긴 상황 같기도 하더라고요. 왜냐하면 하나도 착상이 잘 될까 말까 한 상황인데, 매 회차를 진행할수록 내 몸과 마음에 부담은 점점 커질 테니까요. 그래서 쌍둥이의 리스크를 감수할 것이냐, 아니면 또 같은 사이클을 반복하는 리스크를 감수할 것이냐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결국 이번에는 배아를 두 개 이식하겠다고 의사 선생님께 말씀드렸고, 그렇게 두 개를 이식하게 됩니다. 이식 과정은 이전 글에 있었던 것처럼 똑같았어요. 그렇게 두 개의 배아를 이식하고 이제 결과를 기다리게 된 거죠. 저는 남편이랑 쌍둥이가 되면 태명을 뭘로 할지 고민도 해보고, “설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서 셋이 되거나 그러는 건 아니겠지?” 하면서 농담을 하던 기억도 있어요.
아, 그리고 저는 처음 난임병원을 다닐 때부터 시험관 1차까지는 임신이나 착상에 좋다는 음식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거든요.
그냥 심리적인 느낌이라고 생각했고, 오히려 그런 음식에 집착하면 더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았어요. 근데 한 번 실패를 겪고 나니까 커피도 잘 안 마시게 되고, 이식 후에 착상에 추어탕이 좋다고 해서 원래 추어탕을 안 좋아하는데도 열심히 먹었답니다. ㅎㅎ
시험관 2차 결과
그래서 결국 가장 궁금한 건 최종 결과잖아요. 최종적으로 저는 이번에도 임신에 성공했고요! 정확한 시점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처음에는 두 개의 배아가 모두 착상했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하나의 배아만 계속 자라고 있었고, 그래서 저는 최종적으로 단태아를 임신한 임산부가 되었죠. 그리고 다행히 1차와 다르게 더블링 수치도 잘 나오고, 결국 5주 차 확인을 받고 임신 확인서도 받게 되었답니다. 남편에게 임밍아웃 이벤트도 성공적으로 했고요 ㅎㅎ

근데 또 이게 임신 확인서를 받았다고 끝은 아닌 거 아시죠. 임신은 아기가 나올 때까지 안심할 수 있는 때가 없다는 말이 있는데, 저는 아직 난임병원에서 계속 지켜보는 중이었기 때문에 다음 글에서는 난임병원을 졸업하기까지의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