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입원 3일차이자 퇴원을 하는 날이 다가왔어요. 회음부 통증은 여전히 있었지만, 첫날이나 둘째날에 비하면 훨씬 나아진 상태였어요. 이제는 조금은 앉는 것도 괜찮아졌고, 움직이는 것도 덜 무섭고 덜 아픈 느낌이었달까요. 그래서 병원에서 나온 아침밥도 꽤 씩씩하게 먹었던 것 같아요.
병원을 떠나기 전, 마지막 순간들
그리고 병원 안 푸드코트에 호떡이 있었는데, 그게 왜 그렇게 맛있었는지 모르겠어요. 입원해 있는 동안 몇 번 먹었었는데, 괜히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또 먹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이거 마지막이다” 하면서 호떡 하나 더 먹고, 이제 진짜 병원을 떠날 준비를 했어요. 짐을 정리하면서도 ‘아 이제 여기랑도 끝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겨우 익숙해진 공간인데 또 떠난다고 생각하니 아쉽기도 하고, 이제 조리원으로 간다는 설렘도 같이 있었어요.
아기 CPAM 소견 결과
이전 병원 검진에서 나왔던 아기의 CPAM 소견은 출산 후 초음파 검사 결과 다행히 문제없다는 판정을 받았어요. 아기가 이겨낸 건지, 아니면 일시적으로 보였다가 자연스럽게 사라진 건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큰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물론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해서 성장 과정에서 계속 추적 관찰을 하자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와 비교하면 마음이 훨씬 편해졌어요. CPAM이 맞았다면 두 돌 즈음 폐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들었거든요. 그래서 그 가능성이 거의 사라졌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안심이 됐고, 이 또한 참 감사한 일이었어요.
대학병원을 선택하길 잘했다고 느낀 이유
처음에는 안 좋은 소식 때문에 대학병원으로 전원을 하게 됐지만, 결과적으로 생각해 보면 대학병원에서 출산한 게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출산 과정에서도 전문 인력들이 계속 상태를 확인해 주고 있었고, 혹시라도 아기에게 문제가 생길 경우 바로 신생아과와 협진이 가능한 환경이었기 때문에 ‘여기서는 정말 안전하게 대응해 주겠구나’라는 믿음이 생기더라고요. 내 생명, 그리고 내 아기의 생명을 맡기는 곳에서 이런 믿음이 생긴다는 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둘째가 생긴다면 다시 대학병원을 선택할 것 같아요.
아기를 처음 안고 병원을 나서는 순간
이제 짐도 다 싸고, 남편이 퇴원 수속을 마치고 나니 드디어 그 순간이 왔어요. 아기를 카시트에 태우고 병원을 떠나는 순간이요. 바구니 카시트를 들고 신생아실로 갔는데, 간호사 선생님이 아기를 안고 나오시더라고요. 출산 직후 이후로는 유리창 너머로만 봤지, 이렇게 가까이에서 직접 안아보는 건 처음이었어요. 정말 너무 작고, 너무 귀여워서 순간 말이 안 나오더라고요. 혹시라도 놓칠까 봐 벌벌 떨면서 아기를 안고 기념사진도 찍고, 간호사 선생님이 카시트에 아기를 안전하게 태워주신 후 저희에게 건네주셨어요.

차에 태우고 출발을 했는데, 제가 병원을 전원하는 바람에 조리원까지 30~40분 정도 이동해야 했어요. 게다가 그날은 비까지 조금 오고 있어서 저랑 남편 둘 다 많이 긴장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작은 아기를 차에 태우고 이동하는 게 처음이다 보니까, 남편도 평소와 다르게 정말 조심조심 운전하더라고요. 속도도 거의 내지 못하고, 정말 천천히 이동했어요. 저는 옆에서 계속 아기 얼굴만 보고 있었던 것 같아요. 혹시 숨은 잘 쉬고 있는지, 불편해하지는 않는지 계속 확인하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긴장 반, 설렘 반으로 이동하다 보니 시간도 더 길게 느껴졌어요.
그렇게 정말 길었던 시간이 지나고, 그리고 드디어 조리원에 도착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조리원에 입성하고 처음 겪었던 이야기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이 달랐던 조리원 생활에 대해 써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