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힘들었던 출산이 끝나고 저는 회복을 위해 병실로 옮겨졌어요. 이 병원만 그런 건지, 아니면 대학병원이 원래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병실도 1인실은 추가 비용이 있고 선착순이라 타이밍이 맞아야 들어갈 수 있더라고요. 저는 다행히 1인실이 바로 나와서 편하게 쉴 수 있었어요.
나중에 보니까 다인실은 커튼 하나 두고 한 방에 4명이 같이 쓰고 있었고, 보호자도 의자만 있는 것 같았어요. 1인실에는 보호자용 침대도 있어서 남편도 같이 있기 훨씬 편했고요. 그래서 ‘아 나 진짜 여기까지 운이 좋구나’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냥 기운이 없던 출산 당일
보통 대학병원에서는 자연분만을 하면 2박 3일 입원 후 큰 문제 없으면 퇴원하는 시스템이에요. 저는 오후 5시쯤 분만을 했기 때문에 출산 당일, 그 다음날, 그리고 하루 더 지나서 퇴원하는 일정이었어요. 첫날은 솔직히 좀 체력이 확 떨어진 느낌?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다 쓰고 기진맥진했다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괜찮은 줄 알았는데 식사가 나와서 밥을 먹으려고 하니까 잘 안 들어가더라고요. 맛이 없는 게 아니라 그냥 입맛 자체가 없었어요. 너무 힘들면 밥 생각이 안난다는게 이런거구나 싶더라고요.
그리고 분만 당일에는 스스로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봐야 소변줄을 안 꽂아도 되거든요. 만약 소변을 못 보면 소변줄을 꽂고 밤을 보내야 하는데, 그게 또 많이 아프고 불편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화장실을 가보려고 침대에서 일어났는데… 일어나자마자 갑자기 핑 돌더니 몇 초 동안 기절을 했어요. 눈 떠보니까 바닥에 앉아 있고 남편이 저를 붙잡고 있더라고요. 남편도 놀라서 바로 간호사 선생님을 부르고, 간호사 선생님 도움으로 다시 침대에 누웠어요. 그 이후로는 그냥 가만히 쉬었던 것 같아요. 원래는 아기를 보러 신생아실에 가려고 했거든요. 근데 도저히 힘이 안 나서 남편 혼자 다녀오라고 하고 저는 그냥 잤어요. 저는 원래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힘든 것도 참고 움직이는 편인데, 그날은 정말 아기를 보고 싶은 마음보다 몸이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 정도로 기운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래서 그때 새삼 ‘나도 고생했지만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정말 대단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연분만 후 회음부 통증
결국 저는 그날 소변도 실패해서 소변줄을 달고 밤을 보냈고요. 회음부 절개랑 열상이 있어서 진통제 포함된 약도 먹었는데, 그래도 통증이 꽤 심했어요. 그래서 잠도 제대로 못 잤던 것 같아요. 보통 자연분만은 선불 고통, 제왕절개는 후불 고통이라고 하잖아요. 근데 개인적으로는 아닌 것 같아요 ㅜㅜ 자연분만은 선불도 겪고… 회음부 통증이라는 후불도 같이 옵니다… 진짜 출산 이후에 기억나는 건 거의 회음부 통증밖에 없는 느낌이었어요.
특히 출산 다음 날이 제일 힘들었는데, 밥을 먹으려면 앉아야 하잖아요. 근데 아래쪽이 퉁퉁 붓고 상처가 있어서 너무 아파서 제대로 앉지도 못하고 한쪽으로만 기대서 밥을 먹었어요. 그리고 계속 움직여야 회복이 빠르다고 해서, 남편한테 기대면서 아기 보러 걸어갔는데 진짜 걸을 때마다 너무 아픈 거예요. 아기를 낳고 나서도 이렇게 아프다는 게 좀 서럽더라고요.
신생아실에서 처음 본 아기
그래도 아기를 보겠다는 생각 하나로 천천히 걸어서 신생아실에 갔고, 드디어 제가 낳은 아기를 다시 보게 됐어요. 병원마다 다르긴 한데, 어떤 곳은 모자동실을 바로 하기도 하잖아요. 근데 제가 있던 병원은 그렇지 않았고, 심지어 직접 모유수유도 못 하고 신생아실 창을 통해서만 아기를 볼 수 있었어요. 그 작은 아기가 정말 제 배에서 나왔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 작고 귀여웠어요. 지금은 거의 3년이 지났지만, 그때 아기 모습은 아직도 눈앞에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 같아요.

이렇게 한 번 움직이고 나니까 몸이 조금씩 적응이 됐는지, 그 이후에는 천천히지만 병원 안 편의점도 가보고, 제가 좋아하는 간식도 사 먹고 그랬던 것 같아요. 진짜 교수님 말대로 많이 움직여야 회복이 되는 게 맞는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병실에서의 이틀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어느덧 퇴원을 해야 하는 3일 차가 되었어요.
다음 에피소드에서는 퇴원 준비와 조리원 입성까지의 이야기를 이어서 써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