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식사를 챙기다 보면 의외로 더 고민되는 게 간식인 것 같아요. 밥은 그래도 어느 정도 기준이 있는데, 간식은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지 정말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더라고요. 저도 처음에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어요. 그냥 아기니까 최대한 건강한 걸 주면 되겠지 싶었거든요. 그런데 어린이집에 가고, 친구들을 만나고, 편의점이라는 존재를 알게 되면서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문제가 되기 시작했어요.
어린이집 가기 전 우리 집 간식 기준
저는 원래 간식에 꽤 신경을 쓰는 편이었어요. 특히 당분에 민감했는데, 사실 그 이유는 저 때문이기도 했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단 음식을 좋아했고, 그것 때문에 지금도 다이어트나 식단 조절을 할 때 가장 힘든 부분이 당분이거든요. 그래서 우리 아기는 조금이라도 늦게 단맛에 익숙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이런 이유로 어린이집에 가기 전까지는 간식을 굉장히 단순하게 줬어요.
- 과일
- 떡뻥
- 우유
- 치즈
- 무첨가 플레인 요거트
이 정도가 대부분이었고, 가끔 제가 직접 과일과 쌀가루를 이용해서 머핀 같은 걸 만들어주기도 했어요. 그나마 제일 시중 제품에 가깝게 준 게 유기농 주스 정도였던 것 같아요.
미국소아과학회(AAP)와 미국심장협회(AHA)에서는 만 2세 미만 아이에게 첨가당이 들어간 음식과 음료를 피할 것을 권장하고 있더라고요. 또 2세 이후에도 첨가당은 하루 25g 이하로 제한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해요. 물론 현실적으로 모든 당분을 완전히 차단하는 건 어렵지만, 적어도 제가 조절할 수 있는 시기에는 최대한 늦춰보자는 생각이 있었어요.
어린이집을 다니며 달라진 간식 환경
이런 상황은 어린이집에 가면서 모든 것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플레인 요거트가 간식으로 나온다고 해서 안심했는데, 나중에 보니 제가 생각했던 무첨가 플레인 요거트가 아니라 첨가물도 들어가고 설탕도 꽤 들어간 제품이더라고요. ㅎㅎ 그 외에도 야쿠르트나 시리얼이 종종 나왔고, 금요일마다 빵이 나오고요 ㅜㅜ
사실 어린이집을 보내면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긴 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식단표를 보면서 속상하기도 하고 이해가 안 되기도 했지만, 이건 제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생각에 받아들이기로 했죠. 찾아보니 어린이집 식단은 영양 기준을 맞추는 것이 우선이라 가정에서 생각하는 무가당·무첨가 기준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더 당황했던 시중 과자 노출
제가 가장 당황했던 건 이사 후 다녔던 가정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이었어요. 일과 후 통합보육 시간에 더 큰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서 시중 과자를 자주 접하게 된 거예요. 공식 식단에 포함된 간식이야 제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른들이 먹는 수준의 시중 과자를 자주 먹는 건 솔직히 이해가 잘 안 됐어요. 제가 이걸 알게 된 것도 우연한 상황에서 였는데, 어느 날 편의점에 갔는데 아기가 갑자기 고래밥을 보면서 말하더라고요.
“엄마, 고래 까까!”
저는 순간 깜짝 놀랐어요. 이걸 어떻게 알지? 그래서 물어봤더니 너무 자연스럽게 “선생님이 줬어.”라고 하더라고요 ㅋㅋㅋ ㅠㅠ 그때 처음으로 아기가 제가 모르는 사이에 시중 과자를 꽤 많이 접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우리 집이 정한 간식 규칙
처음에는 그냥 다 오픈할까 생각하기도 했어요. 어차피 친구들도 먹고 있고, 어린이집에서도 먹고 있으니까요.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차피 조금 더 크면 자연스럽게 먹게 될 텐데, 제가 조절해줄 수 있는 시기까지만이라도 조절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집만의 규칙을 만들었어요.
-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먹는 건 허용하기
- 놀이터에서 친구나 친구 엄마가 주는 것도 허용하기
- 집에서는 시중 과자를 따로 사주지 않기
- 이런 과자는 나중에 더 크면 먹을 수 있다고 반복해서 설명하기
완벽하게 막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열어두는 것도 아닌 중간 지점을 찾은 셈이에요.
그런데 이 규칙을 유지하면서 느낀 건 부모도 같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었어요. 솔직히 아기가 아는 과자를 부모가 눈앞에서 먹으면서 “이건 너 더 크면 먹는 거야.”라고 하는 건 너무 가혹한 일 아닌가 싶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과자를 많이 줄였어요.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겠다 싶기도 했고요. ㅎㅎ 정 먹고 싶으면 아기가 없을 때 먹거나, 잠든 뒤에 먹는 편이에요. 물론 쉽지는 않지만 적어도 아이에게는 일관된 기준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대신 저는 아기에게 선택권을 주려고 노력해요. 육아서를 보다가 가장 도움이 됐던 내용 중 하나인데, 명확한 한계를 알려주되 그 안에서는 아이가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이었어요. 예를 들어 과자를 사달라고 하면 “이 과자는 안 돼.”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대신 바나나랑 치즈 중에 뭐 먹을래?”라고 물어보는 식이에요. 그러면 아기도 어느 정도 통제감을 느끼고 생각보다 훨씬 협조적으로 반응하더라고요.
32개월이 된 지금 느끼는 점
사실 32개월이 된 지금은 예전보다 훨씬 간식 컨트롤이 어려워졌어요. 친구들도 많아졌고, 어린이집에서 접하는 음식도 다양해졌고, 편의점만 가도 먹고 싶은 게 너무 많거든요. 그래서 예전처럼 완벽하게 관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서 저는 왠만하면 아기에게 그런 유혹이 있을만한 곳은 가지 않아요ㅋㅋㅋ 애초에 노출을 안하자는 거죠 ㅎㅎ 이런 것을 신경쓰며 다니는 게 번거롭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엄마인 제가 아니면 아이 건강을 신경 써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너무 빡빡하지도 않게, 그렇다고 무조건 허용하지도 않게, 우리 집만의 기준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정답은 없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저는 완전한 차단보다는 적당한 기준과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