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매일 아기의 기저귀를 갈아주다가 문득 '이거 언제까지 하지…?' 싶은 순간, 한번쯤은 다 있으실 것 같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처음에는 그냥 익숙하게 기계처럼 기저귀를 갈아주다가 아기가 어느 정도 자라서 연습하면 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때가 오면, 아 이제 슬슬 떼고 싶은데.. 싶어지더라고요. 저희 아기는 배변훈련 시작이 가능하다는 18개월부터 아기 변기를 화장실 앞에 두고 자연스럽게 노출 시켜줬고, 20개월쯤 됐을 때는 아기가 변기에 앉아서 뭔가 해볼려는 시도를 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때부터 기저귀떼기를 본격적으로 연습시키는 과정이 시작된 것 같아요.
처음에는 그냥 하다보면 되겠지 싶었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생각보다 아이 발달과 관련된 부분이 정말 많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18개월부터 32개월까지 직접 겪으면서 느꼈던 기저귀떼기 경험과, 그 과정에서 찾아보며 알게 된 정보들을 같이 정리해보려고 해요.
준비 신호가 보이기 시작했던 시기
배변훈련 시기를 두고 주변 엄마들 사이에서도 이야기가 정말 많더라고요. 누구는 두 돌 전에 뗐다 하고, 누구는 세돌 가까이 돼서 시작했다 하고요. 찾아보니까 대한소아과학회에서도 배변훈련 시기를 굉장히 넓게 보고 있었어요. 빠르면 18개월부터, 늦으면 다섯 살 무렵까지도 정상 범주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조급해하기보다는 아기가 준비가 됐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려고 했고, 제가 찾아보고 아기를 통해 직접 느꼈던 준비 신호는 이런 것들이었어요.
- 기저귀가 예전보다 오래 안 젖어 있기 시작함
- 쉬나 응가 후 불편하다고 표현함
- 화장실이나 변기에 관심을 보임
- 엄마아빠 따라 화장실에 들어오려고 함
- 쉬, 응가 같은 말을 이해하기 시작함
저희 아기는 18개월쯤부터 엄마아빠가 화장실 가는 걸 엄청 유심히 보기 시작했어요. 변기에도 관심을 보이길래 이때인가 싶어서 아기용 변기를 하나 사서 화장실 문 앞에 놔뒀죠. 근데 처음에는 사실 그냥 장난감이었어요 ㅋㅋㅋ 레버 누르는 걸 너무 좋아해서 하루종일 누르고, 그냥 앉아있고 그런 정도였거든요. 그래도 기저귀를 벗었을 때 한번씩 앉혀주면서 자연스럽게 변기에 익숙해지게 해줬어요.
생각보다 길었던 기저귀떼기 과정
처음에는 그냥 변기에 쉬만 하면 끝인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아이 입장에서는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과정이더라고요. 쉬나 응가 마려운 느낌도 알아야 하고, 참았다가 화장실까지 가야 하고, 팬티를 내리고 변기에 앉아서 힘주는 것도 배워야 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최대한 단계를 천천히 가려고 했어요.
처음에는 앞서 말했던 바 같이 그냥 변기와 친해지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한번씩 쉬를 성공하고, 그러면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려고 엄 칭찬을 해줬어요 ㅎㅎ 그러다가 응가도 성공하게 되고, 성공 횟수가 많아지니 집에서부터 제대로 연습을 해보자 싶어서 변기도 업그레이드 해줬어요. 흔히 많이 쓰는 계단형 아기 변기를 성인 변기에 설치해서 어른들과 같은 변기를 쓰게 한거죠. 아기가 엄마 아빠를 무조건 따라하고 싶어하던 시기라 배변훈련을 더 잘 할 수 있게 응원해주려고 한 것도 있고, 사실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는데, 아기 변기는 쉬나 응가를 할 때마다 엄마가 직접 치우고 세척해야 했거든요. 계단형 아기 변기를 해주니까 그 일이 없어져서 엄마도 좋더라고요 ㅋㅋㅋ 성인 변기에 설치할 수 있는 아기 변기를 찾아봤을 때 계단 없이 아기 변기만 놓는 제품도 있었는데, 아이 발이 바닥이나 발판에 닿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발이 허공에 뜨면 힘주기가 어려워서요. 그래서 계단식으로 샀고, 결과적으로 아직까지 잘 쓰고 있는 만족템이예요.
저는 또 집에서는 웬만하면 팬티를 입혔어요. 물론 처음에는 실수도 있었어요. 근데 찾아보니까 이렇게 실수했을 때 엄마의 반응이 정말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한 번은 제가 외출했다가 아기가 실수해서 한숨을 쉰 적이 있는데, 그 뒤로 팬티 입는 걸 일주일동안 거부했었어요 ㅜㅜ 그 이후로는 너무 혼내거나 과하게 반응하면 아이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면서 최대한 차분하게 반응하려고 했어요.
“어~ 괜찮아~”
“다 실수하면서 배우는 거야.”
“엄마도 어릴 때 그랬어~”
이런 식으로요.
어린이집에서 더 어려워졌던 배변훈련
저희 아기는 어린이집을 두번이나 옮겨서 어린이집에서 배변훈련을 하고 완전히 기저귀를 떼기까지 좀 오래 걸렸어요. 아기 변기에 쉬와 응가를 하던 20개월쯤에 기저귀를 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이사를 하면서 새로운 어린이집에 적응하느라 타이밍을 놓쳤었어요. 안그래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 중인데 기저귀로 또 스트레스를 주고 싶진 않았거든요.
그러다 새로운 어린이집 적응도 어느 정도 끝나고, 집에서는 거의 기저귀 없이 생활하던 26개월쯤 다시 어린이집에도 배변훈련을 요청했어요. 근데 솔직히 말하면 그 당시 담임 선생님은 크게 적극적인 느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계속 기저귀를 입고 있으니 젖어 있는 걸 보고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다고 말씀하셨거든요. 근데 제가 보기에는 오히려 기저귀를 입고 있으니까 아이도 필요성을 못 느끼고 적극적으로 표현을 안 하는 느낌이었어요. 결국 기저귀떼기는 또 지지부진해졌고, 그러다 새학기가 되면서 어린이집을 다시 새로운 곳으로 옮기게 됐어요 ㅜㅜ
그래도 다시 옮긴 어린이집에서 적응을 마친 뒤에는 제가 조금 더 강하게 의견을 말씀드렸어요. 집에서는 거의 성공하고 있고, 처음 몇 번 실수는 할 수 있어도 금방 적응할 것 같다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팬티 위에 기저귀를 입는 방식으로 시작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선생님도 같은 걸 느끼셨던 것 같아요. 기저귀가 있으니까 아이가 적극적으로 표현을 안 하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 이후부터는 팬티만 입혀보기 시작했고, 처음 이틀 정도는 실수가 있었지만, 나중에 보니 쉬가 마려운 건 알고 있었는데 팬티를 끝까지 못 내리거나 자세 잡는 게 아직 서툴렀던 거였어요. 그러니까 이미 배변 의사를 표현하고 화장실에 가서 배변을 할 줄은 알고 있었던 거죠.
아직 남아있는 밤기저귀
그렇게 현재 32개월이 된 지금, 우리 아기는 낮에는 완전히 기저귀를 졸업했어요. 외출을 하거나 긴 여행을 가도 실수한 적이 없고, 이제는 스스로 화장실에 가겠다고 이야기해요.
다만 아직 밤기저귀는 남아 있어요. 밤기저귀는 몸 발달과 관련이 있어서 낮기저귀보다 훨씬 늦게 떼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대한소아비뇨의학회에서도 아이마다 편차가 굉장히 크다고 되어 있었어요. 보통 아침에 일어났을 때 기저귀가 안 젖어 있는 날이 많아지면 시작해도 된다고 하는데, 우리 아기는 아직 늘 묵직해요 ㅋㅋㅋ 그래서 밤기저귀는 조금 더 기다려보려고 해요.
기저귀떼기를 하면서 느낀 점
기저귀떼기를 해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결국 아이마다 타이밍이 정말 다르다는 거였어요. 주변에서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저는 오히려 아이가 준비됐을 때 시작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중간에 이사나 어린이집 이동 때문에 흐름이 몇 번 끊기기도 했지만, 너무 조급해하지 않아도 결국은 때가 오긴 하더라고요. 혹시 지금 기저귀떼기 때문에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옆집 아이 속도보다는 우리 아이의 신호를 더 믿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