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아기에게 감동받았던 순간들

by editor83581 2026. 5. 24.

육아가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참 힘든 일이잖아요. 그런데도 어떻게든 버티면서 아기에게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하게 되는 건, 물론 열 달 동안 품고 큰 출산의 고통 끝에 만난 내 아이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커가는 과정 속에서 아기가 보여주는 감동적인 순간들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32개월 동안 아기를 키우면서 제가 아직도 잊지 못하는, 마음 깊이 남아있는 순간들을 적어보려고 해요.

1. 처음 소리 내서 웃어줬던 6개월

그 전까지는 신생아 시절 눈 맞춤 정도였고, 조금 커서도 엄마를 보며 방긋 웃어주는 정도였어요. 그런데 어느 날 제가 둥가둥가 해주면서 “아구 이뻐여~ 너무 이뻐여~”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기가 “헤헤헷!” 하고 소리 내서 웃는 거예요. >_< 그래서 제가 너무 놀라서 “꺄아~ 웃었어?? 방금 웃었어??” 하니까 또 “히힛!” 하더라고요. ㅠㅠ 그 전까지는 눈맞춤과 미소만으로도 물론 사랑스러웠지만, 뭔가 일방통행의 소통 같다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순간 처음으로 '아, 우리 아기가 나랑 정말 교감하고 있구나' 싶으면서 눈물 날 만큼 감동받았어요. 그때는 정말 그동안의 외로움이 다 사라지는 느낌이더라고요.

2. 엄마 눈 속에서 자신을 발견했던 돌 즈음

아기와 소파에 앉아 한참 놀다가, 아무 말 없이 서로 빤히 바라보던 순간이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아기가 제 눈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자기 이름을 이야기하더라고요. 예를 들어 이름이 이서라면, 제 눈을 가리키며 “이떠” 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제 눈에 비친 자기 모습을 발견하고 자기 이름을 말한 거죠. ㅠㅠ 그 순간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올라왔어요. 항상 엄마 눈을 바라보고 있고, 그 안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고 있다는 게 너무 뭉클하더라고요. 그리고 그걸 표현했다는 것도요. 그 이후로 저는 아기를 바라보는 제 표정과 눈빛에 더 신경 쓰게 된 것 같아요.

3. 지친 엄마를 위로해줬던 17개월

이쯤에는 아기 활동량도 늘고 낮잠도 줄면서 저도 많이 지치던 시기였어요. 하루 종일 놀아주다가 너무 힘들어서 잠깐 엎드려 있었는데, 아기가 “엄마 엄마!” 하면서 부르더라고요. 그 때 솔직히 잠깐 모르는 척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ㅠㅠ 하지만 그래도 그러면 안 되지 싶어서, 또 엄마가 지쳤다는 걸 들키기 싫어서 일부러 놀이처럼 “까꿍!!!!” 하면서 고개를 돌렸어요. 그러다가 머리가 흐트러졌는데, 아기가 갑자기 제 앞으로 다가오더니 머리를 정리해주는 거예요. 가르마가 어긋나니까 여기가 아닌가? 하는 것처럼 다시 제대로 넘겨주더라고요. 그것만으로도 너무 감동적이었는데 제가 “아이구~ 엄마 머리 정리해주는 거야? 고마워ㅠㅠ” 했더니 갑자기 저를 꼭 안아주는 거예요.

 

그 순간 알았어요. 우리 아기가 이미 엄마가 지쳤다는 걸 느끼고 있었구나. 그리고 자기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엄마를 위로해주고 있었구나. 정말 지금 글을 쓰는 순간에도 눈물이 날 만큼 기억에 남는 순간이에요. 저는 제가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아기가 더 큰 사랑을 주고 있었던 것 같더라고요.

4. 어린이집에서 엄마를 발견하고 활짝 웃었던 19개월

첫 어린이집 적응을 마치고, 하루 종일 떨어져 지내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어요. 원래는 제가 어린이집 벨을 누르면 선생님이 아기를 데리고 나오셨는데, 그날은 준비가 덜 되셨는지 먼저 문을 열어주셨어요. 그래서 제가 신발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저 안쪽 교실 문이 열리면서 우리 아기가 아장아장 걸어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저를 보자마자 “엄마~~~~~!!!” 하면서 활짝 웃는 거예요. ㅠㅠ 그 땐 정말 너무 애틋하더라고요. 아, 엄마 많이 보고 싶었구나 싶으면서 괜히 저까지 울컥했어요. 그때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영상을 찍어뒀는데, 지금도 가끔 심심할 때마다 다시 보는 영상 중 하나예요. ㅎㅎ

5. “엄마 사랑해”라고 말해줬던 27개월

두 돌이 지나기 시작하면, 마냥 아기 같기만 했던 아이에게서 조금씩 어린이 느낌이 나기 시작하잖아요. 말도 훨씬 잘하고, 키도 훌쩍 크고, 자기 주장도 생기고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너무 기특한데, 또 한편으로는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것 같아서 괜히 서운한 마음도 들더라고요. 

 

하루는 아기 머리를 빗겨주다가 그런 생각이 갑자기 많이 들었어요. 나중에는 엄마 안 찾겠지… 그런 생각이 들면서 괜히 찡해진 거예요. 그래서 아무 맥락 없이 “엄마 잊어버리지 마~ 엄마 평생 기억해줘” 라고 했는데, 제가 아기 뒤에서 머리를 빗겨주고 있었으니까 아기는 제 얼굴도 못 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응~ 엄마 사랑해” 하는 거예요. ㅠㅠ

 

너무 예상치 못한 대답이라 순간 멍해졌어요. 대체 어떻게 제 마음을 알아들은 걸까 싶어서 너무 신기하고 또 뭉클하더라고요. 아, 우리 아기도 이제 정말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온 마음으로 계속할 수 있는 육아

이 외에도 정말 수없이 많은 감동적인 순간들이 있었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적어봤어요. 사실 저는 완전 감성형 엄마라, 육아 중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꼽으라면 아무래도 감정적 교류가 적었던 완전 아기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기가 점점 크면서, 또 저처럼 감성이 풍부한 아이로 자라면서 서로 감정을 주고받게 되니까 안 그래도 사랑했지만 훨씬 더 깊고 진하게 사랑하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아휴… 글 쓰면서 또 눈물 한 바가지 흘린 감성 엄마 ㅠㅠㅋㅋㅋ 하지만 이렇게 감동적인 순간들만 적으면 현실 육아가 아니죠. 다음 글에서는 두 돌이 지나면서 나타난 매운맛 아기, 떼쓰기 끝판왕 썰을 풀어볼게요. ㅋㅋㅋ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