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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두 번에 걸친 새로운 어린이집 적응기

by editor83581 2026. 5. 22.

아기의 첫 어린이집 적응이 안정적으로 끝나고, 이제 모든 일상이 루틴처럼 흘러가던 시기가 있었어요. 어린이집에 다닌 지 4개월 정도 되었을 때였는데, 안타깝게도 그 즈음 갑작스럽게 저희 가족이 이사를 가게 됐어요. 문제는 기존 동네와 너무 멀어졌다는 거였죠. 그래서 결국 어린이집도 새로 구해야 했어요 ㅜㅜ

이사한 새로운 집을 둘러보는 아기

이사와 함께 다시 시작된 어린이집 찾기

그런데 급하게 알아보려니 쉽지가 않더라고요. 원래 살던 동네는 아기들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는데, 새로 이사 간 동네는 아이들이 정말 많았어요. 어린이집 수도 훨씬 많았지만 그만큼 자리가 없었고요. 겨우 한 곳의 국공립 어린이집 자리를 구할 수 있었고, 저는 일도 한 달 정도 쉬면서 아기를 최대한 빨리 적응시키고 싶었기 때문에 이사 다음 날부터 바로 새로운 어린이집에 나가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막상 가보니 첫 어린이집과는 분위기가 꽤 다르더라고요. 기존 어린이집은 같은 만 1세반이어도 정원이 7명에 선생님 두 분이라 굉장히 안정적인 느낌이었거든요. 아이들도 적고 선생님들도 아이 한 명 한 명을 세심하게 봐주시는 느낌이 강했어요. 반면 새 어린이집은 정원이 14명에 선생님 네 분이었어요. 물론 선생님 대 아기들의 비율 자체는 괜찮았지만, 저도 아기도 그렇게 많은 아이들 속에 있어본 적이 없다 보니 들어가자마자 약간 정신이 없고 당황스럽더라고요.

첫 번째 새 어린이집에서 느낀 불안감

그래도 저는 시간이 지나면 적응하겠지 하는 희망회로를 돌리고 있었거든요 ㅎㅎ 적응은 똑같이 첫 어린이집 때처럼 첫 주는 제가 같이 교실에 있으면서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줬었어요. 그런데 점점 뭔가 마음에 걸리는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아이들이 많다 보니 교실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정신이 없었고, 담임 선생님도 바빠 보이셨어요. 그래서 그런지 우리 아이와 친해지려고 하는 적극적인 느낌이 잘 안 느껴졌어요. 그 많은 아이들 중에 좀 적극적인 아이들은 선생님께 먼저 다가가서 원하는 걸 이야기하고 표현했는데, 그렇지 않은 조용한 아이들은 그냥 혼자 놀거나 구석에 가만히 앉아있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 모습이 저는 계속 마음에 걸렸어요. 첫 어린이집에서는 우리 아기가 선생님께 먼저 다가가기도 하고 웃으면서 잘 지냈었는데, 그런 분위기 때문인지  새 어린이집에서는 계속 제 옆에만 붙어 있으려고 했거든요.

 

그러다 적응 첫 주 마지막 날, 처음으로 엄마와 잠시 떨어져 있는 시간을 가졌었 거든요. 기존 어린이집에서는 제가 돌아오면 장난감도 가지고 놀았다고 하고, 이것저것 탐색했다고 들었었는데 이번에는 돌아와서 들은 이야기가 달랐어요. 아기가 그냥 구석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는데 마음이 너무 무거워져서 속상한 마음을 가득 안고 집에 돌아왔어요.

결국 다시 어린이집을 옮긴 이유

그리고 주말이 지나 다시 월요일이 됐죠. 그런데 담임 선생님이 다시 첫 날처럼 엄마가 같이 있으면서 짧게 30분 정도 있다가 가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하는거예요. 저는 그때 이해가 잘 안가더라고요. 그게 아기와 애착을 쌓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아기가 너무 불안해하니 그런다면 이해하겠는데 노력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데 다시 원점이라서요. 무엇보다 엄마 입장에서는 결국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하니까, 최소한 우리 아이를 잘 돌봐주고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안심하고 맡길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도 상황이 나아지는 느낌이 없었고, 아이를 안정적으로 적응시키려는 적극적인 분위기도 잘 느껴지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위축된 아이의 모습이 너무 마음이 아팠고요.

 

결국 생각이 이르게 된 게, 지금은 국공립이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 아이를 좀 더 세심하게 봐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였어요. 그날 집에 돌아와서 정말 급하게 가정어린이집들에 전화를 엄청 돌렸고, 다행히 0~2세반까지만 운영하는 작은 가정어린이집 한 곳을 찾게 됐어요. 그날 오후 바로 다시 아기와 함께 방문 상담을 갔는데, 솔직히 시설은 꽤 노후된 편이었어요. 그 부분은 저도 조금 마음에 걸렸는데 대신 우리 아이 반 정원이 단 5명이었고, 담임 선생님과 보조 선생님이 함께 케어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무엇보다 담임 선생님이 훨씬 적극적으로 아이에게 다가와주셨어요. 그래서 저는 여기라면 조금 더 낫겠다 싶어서 결국 다시 어린이집을 옮기기로 결정했어요.

그럼에도 쉽지 않았던 두 번째 어린이집

그렇게 첫 번째 새 어린이집에는 더 이상 다니기 어렵다고 말씀드리고, 바로 다음 날부터 두 번째 어린이집 적응을 다시 시작하게 됐어요.

 

근데 지금 생각하면 겨우 21개월 아기한테 정말 너무 많은 변화였던 것 같아요. ㅠㅠ 저는 상황을 이해하고 있었지만, 아기는 아무것도 몰랐을 거잖아요. 갑자기 정들었던 선생님과 친구들이 사라지고, 집도 바뀌고, 동네도 바뀌고, 정신없는 어린이집에 갔다가 또 새로운 어린이집으로 옮겨졌으니까요. 그런데 당시의 저는 복직 날짜가 정해져 있다는 압박감이 너무 컸어요. 그리고 첫 어린이집에서 워낙 적응을 잘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괜찮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새로운 가정어린이집에서는 처음 며칠은 같이 있다가 3일 차쯤부터는 이제 엄마가 나가도 될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저도 믿고 잠깐 나왔다가 다시 데리러 갔는데, 선생님 말씀으로는 처음엔 울었지만 달래주니 괜찮아졌고 이후에는 잘 놀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저는 아, 역시 소수 환경이 우리 아기한테 더 잘 맞는구나 하고 안심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 날부터였어요. 어린이집 가는 길만 들어서면 우리 아기가 갑자기 유모차 안에서 몸을 뒤틀면서 오열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아니야!!!!! 아니야!!!!! 정말 그렇게 악을 쓰면서 우는데 저는 살면서 우리 아기가 그렇게 우는 걸 처음 봤어요ㅠㅠ 처음 이틀은 그냥 엄마랑 떨어지기 싫어서 그런가 보다 했었는데, 갈수록 점점 더 심해지는 거예요. 그때 저는 직감적으로 '아, 이건 아니다' 라고 느끼고, 결국 어린이집에 말씀드렸어요. 우리 아이가 이렇게까지 우는 건 제가 봤을 때 정상적인 불안 수준은 아닌 것 같으니 선생님들께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제가 2주 정도 같이 들어가면서 천천히 적응시키고 싶다고요. 다행히 선생님들도 제 의견을 존중해주셨어요.

 

그래서 복직 전 마지막 2주 동안은 다시 제가 함께 들어가 적응을 시작했어요. 첫 주는 점심 먹을 때까지 계속 같이 있었고, 둘째 주부터는 조금씩 떨어지는 연습을 했어요.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낮잠 자기까지 성공했고요. 그렇게 정말 천천히 적응시키니까 신기하게도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울던 반응이 점점 사라지더라고요. 물론 그 뒤로도 어떤 날은 웃으면서 들어가고, 어떤 날은 저랑 떨어질 때 울기도 했어요.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훨씬 안정적으로 다니게 된 것 같아요.

두 번째 어린이집에 적응해 즐겁게 노는 아기

돌아보면 아기에게 미안한 마음 뿐

저는 지금도 이 시기를 돌아보면 아기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어요. 좀 더 아이의 기질과 환경을 먼저 고려했어야 했는데, 제가 너무 국공립이라는 타이틀에만 집중했던 것 같거든요. 그리고 이미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 있던 아이를, 잘할 거야라는 막연한 믿음만으로 너무 빨리 떨어뜨리려고 했던 것도 후회돼요. 그래서 혹시 어린이집을 옮기는 걸 고민하는 엄마가 있다면, 저는 적응 기간을 충분히 길게 잡는 걸 정말 추천하고 싶어요. 아기들은 생각보다 훨씬 섬세하게 환경 변화를 느끼고 있다는 걸, 저는 그때 처음 제대로 배웠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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