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어린이집에 다시 안정적으로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제가 가장 크게 느꼈던 변화는 바로 아기의 언어발달이었어요. 두 번째로 다니게 된 어린이집은 규모가 작은 가정어린이집이다 보니 반끼리 벽이 크게 나뉘어 있다기보다는, 여러 반 아이들이 함께 활동하는 시간이 많았거든요.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만 2세반 언니 오빠들이 하는 말들을 듣고 배우게 되는 환경이 만들어졌던 것 같아요. 어느 날은 제가 가르쳐준 적 없는 표현을 갑자기 쓰기도 하고, 예전에는 손짓이나 짧은 단어로만 표현하던 것들을 문장처럼 이야기하기 시작하더라고요.
예를 들면 예전에는 그냥 까까 혹은 까까 줘 정도였다면, 어느 순간부터는 까까 주세여 하고 존댓말 비슷하게 이야기하는 거예요. ㅋㅋㅋ 그게 너무 웃기고 귀엽고 신기했어요. 물론 시기적으로도 딱 언어발달이 폭발하는 22~24개월 즈음이긴 했어요. 그래도 저는 어린이집 환경이 거기에 정말 큰 부스터 역할을 해줬다고 느꼈어요.
한 번 시작하기 빠르게 발전한 말하기
그리고 마침 24개월쯤 추석 연휴가 있었는데, 그때 지방에 계신 친척들을 만나러 내려갔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외삼촌, 외숙모, 사촌언니까지 다 같이 며칠 동안 지냈는데, 어른들이 아기의 말하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놀라시더라고요. 애가 말을 진짜 잘하네, 벌써 이런 표현도 해? 이런 반응들을 계속 들으니까 저도 새삼 아, 나 혼자 도치맘의 눈으로 본 게 아니고 아기의 언어가 정말 많이 늘었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신기했던 건 친척들과 함께한 그 일주일 사이에도 말이 더 늘었다는 거예요. 아무래도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어른들과 계속 대화하고, 말을 듣고, 반응을 주고받는 환경 속에 있다 보니 언어 자극을 정말 많이 받은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연휴 끝나고 다시 어린이집에 갔는데, 선생님도 며칠 사이에 말이 엄청 늘어서 왔다고 놀라셨어요. ㅋㅋㅋ
아기의 언어발달을 위해 했던 노력
그때 저는 확실히 느꼈어요. '아, 지금이 진짜 언어발달 폭발 시기구나' 라고요. 그래서 그 전부터도 해주긴 했지만, 그 이후로는 아기가 하는 말에 최대한 다 반응해주려고 노력했어요. 솔직히 엄마도 하루 종일 육아하다 보면 너무 피곤해서 영혼 없이 대답할 때 많잖아요. ㅠㅠ 그런데 이 시기에는 정말 아기가 말 거는 것마다 대화하듯이 받아주려고 했어요. "이거 뭐야, 엄마 뭐해, 안 더워" 같은 짧은 말 하나도 그냥 넘기지 않고 계속 이어서 대화를 해줬어요.
그리고 책도 조금씩 업그레이드하기 시작했어요. 예전에는 단순한 그림책 위주였다면, 이때부터는 글밥이 조금 더 많고 문장도 긴 책들로 바꿔줬거든요. 그랬더니 확실히 표현력도 더 풍부해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지금 저희 아기는 32개월인데, 주변에서 개월 수를 물어보시고는 놀라시는 경우가 꽤 많아요. 아기같아 보이는데 말을 너무 잘해서 물어본건데, 그 나이에 벌써 그렇게 말을 하냐고요 ㅎㅎ 너무 자랑같나요...? ㅋㅋㅋㅋ
언어발달에 중요한 한가지는 바로 환경
그래서 저는 아기의 언어발달에는 물론 타고난 성향이나 기질도 있겠지만, 어떤 환경에 있느냐도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특히 아기의 말에 잘 반응해주는 사람들이 있는 환경인지가 정말 중요한 것 같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기가 지금 배우고 싶어요라는 신호를 보내는 시기를 놓치지 않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시기에 맞춰 대화를 많이 해주고, 책을 읽어주고, 다양한 표현을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정말 빠르게 성장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