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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노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의 기질

by editor83581 2026. 6. 9.

아기를 키우다 보면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게 되는 순간이 종종 있어요. 어떤 아이는 혼자서도 장난감을 가지고 한참 잘 놀고, 어떤 아이는 새로운 장소에 가도 금방 적응하는데 우리 아이는 왜 이렇게 엄마를 찾을까? 왜 늘 같이 놀아달라고 할까? 하는 고민을 한동안했던 적이 있었어요. 우리 아이는 완전 아기 때부터 혼자 노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장난감이 아무리 많아도 엄마가 옆에 있어야 했고, 혼자 잘 놀고 있나 싶으면 금세 저를 찾았어요. 처음에는 독립심이 부족한 건가 싶기도 했고, 혼자 노는 연습을 더 시켜야 하는 건가 고민하기도 했죠.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건 우리 아이가 뭔가 부족한 게 아니라 그냥 아이가 타고난 기질일 수도 있겠구나 라고 깨닫게 됐어요.

함께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

우리 아이는 장난감 자체보다 사람을 더 좋아하는 아이였어요. 블록 놀이를 해도 엄마랑 같이 해야 재미있어했고, 그림을 그릴 때도 옆에 누가 있어야 했어요. 심지어 혼자서 할 수 있는 활동도 꼭 저를 불러서 보여주곤 했어요.

 

“엄마 이것 봐요!”

“엄마 같이 하자!”

 

이 말을 정말 하루에도 수십 번은 들었던 것 같아요 ㅎㅎ 그럴 때면 최대한 열심히 반응 해주곤 했지만 솔직히 한번씩은 엄마 좀 그만 부르고 혼자서 좀 놀았으면 좋겠다 생각이 들 때가 있었어요 ㅜㅜ 근데 아이 입장에서는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 보다 그 과정을 함께 나누는 것이 더 중요했던게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저는 한동안 우리 아이가 왜 집안일을 그렇게 좋아하는지 궁금했거든요. 청소기를 돌리면 따라오고, 빨래를 개면 옆에 와서 같이 하고 싶어 하고, 요리를 시작하면 의자를 끌고 와서 자기도 돕겠다고 하니까요. 처음에는 단순히 새로운 활동이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가만히 보니 꼭 집안일이 아니어도 상관없더라고요. 중요한 건 엄마가 하는 일을 함께하는 것이었어요. 물티슈를 가져다주는 일, 식탁에 숟가락을 올려놓는 일, 채소를 씻는 일 등등... 어른 입장에서는 사소한 일이지만 아이는 그런 순간에 자신이 가족의 구성원 중 하나이고, 그에 걸맞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또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한 이후에는 그런 모습이 더 분명하게 보였어요. 하원길에 친구 이야기를 하고, 주말이 지나면 월요일에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것을 기대하고, 놀이터에서도 또래 아이들에게 먼저 관심을 보이곤 했어요. 특히 놀이터에서 놀 때는 친구가 있고 없고에 따라 아이의 적극성이 너무 다르더라고요. 친구들이 있으면 한 시간을 넘게 신나게 놀면서도 집에 안가겠다고 난리인데, 혼자서 놀 때면 가만히 그네만 타거나 하다가 30분도 안돼서 집에 가겠다고 한 적도 많거든요. 발달 자료들에 따르면 만 2~3세 무렵은 또래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는 시기라고 해요. 아직은 함께 규칙 있는 놀이를 하기보다는 같은 공간에서 서로를 의식하며 노는 경우가 많지만, 이 시기부터 친구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우리 아이는 그 관심이 유난히 큰 편처럼 느껴졌어요.

기질육아를 알고 나서 편해진 마음

그러다 기질육아 관련 책들을 읽게 됐어요. 기질육아에서는 아이를 고쳐야 할 대상으로 보기보다, 타고난 성향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양육하는 것을 중요하게 이야기해요.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내용 중 하나는 아이마다 에너지를 얻는 방식도 다르다는 점이었어요. 어떤 아이는 혼자 탐색하는 시간을 좋아하고, 어떤 아이는 사람과 상호작용하면서 안정감을 느낀다고 하더라고요. 그 내용을 읽는 순간 여러 장면들이 떠올랐어요.

 

왜 우리 아이가 늘 같이 놀자고 했는지.

왜 집안일을 좋아했는지.

왜 친구를 좋아했는지.

왜 혼자보다는 함께하는 시간을 더 즐거워했는지.

 

그제야 조금 이해가 되더라고요.

아이를 바꾸려 하기보다 이해하기

기질을 이해하기 전에는 자꾸만 아이를 바꾸려고 했던 것 같아요. '왜 혼자 안 놀지? 왜 엄마를 자꾸 찾지? 조금만 혼자 놀면 안 될까?' 이런 생각을 자주 했거든요.

 

그런데 기질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질문이 바뀌었어요.

 

'이 아이는 어떤 방식으로 안정감을 느끼는 걸까? 어떤 환경에서 가장 편안해할까?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도 훨씬 편해졌어요.

 

지금도 우리 아이는 혼자 있는 것보다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을 더 좋아해요. 그 모습을 보며 예전에는 혼자서 무언가를 못하는 아이인가 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요. 오히려 공감 능력이 좋고, 누군가를 돕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을 즐기는 모습이 장점처럼 보이기 시작했거든요. 엄마 좀 도와달라고 하면 누구보다 먼저 달려오고, 친구 이야기를 신나게 들려주고, 함께 웃는 것을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참 따뜻한 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사람을 좋아하고 관계를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이 아이만의 강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아마 앞으로도 성장하면서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주겠죠. 그때도 지금처럼 아이를 바꾸려고 하기보다,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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