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기를 낳기 전에는 육아서를 많이 읽지 않았어요. 딱히 특별한 걸 사지도 않고, 기본적인 지식이 담겨 있는 육아 백과사전과 삐뽀삐뽀 119 소아과 이렇게만 샀었거든요. 근데 막상 아이를 키우기 시작하니 모르는 것 투성이더라고요. 수면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놀이는 뭘 해줘야 하는지, 떼를 쓰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하루에도 몇 번씩 검색을 하게 됐어요. 이렇게 검색을 하다보니 정말 많은 정보들이 쏟아지더라고요. 블로그, 유튜브, SNS, 맘카페까지 조금만 검색해도 수많은 육아 팁을 접할 수 있었는데, 문제는 정보가 너무 많다는 거였어요. 어떤 사람은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정반대로 이야기하기도 하니까요. 저 역시 처음에는 무엇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러웠던 적이 많았어요.
그럴 때마다 결국 다시 찾게 된 건 책이었던 것 같아요. 책이라고 해서 모두 정답은 아니지만, 적어도 하나의 주제를 체계적으로 설명해주고 연구 결과나 전문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근거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결론적으로 육아를 하면서 수많은 정보를 접했지만, 결국 제 육아관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몇 권의 책들이었어요. 오늘은 지금까지 읽었던 육아서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책 5권을 소개해 볼게요.
1. 베싸 육아
육아 초반 가장 큰 도움을 받았던 책이에요. 베싸 육아는 수면, 수유, 이유식, 언어 발달, 환경 등 0~3세 아이 성장 전반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요. 특히 여러 연구와 자료를 바탕으로 설명해주기 때문에 처음 육아를 시작하는 부모가 기초를 다지는 데 도움이 많이 됐고, 과학 기반이기 때문에 신뢰도 갔고요. 신생아 시절에는 왜 우는지, 언제 자는지, 지금 잘 크고 있는 건지 모든 것이 불안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적어도 지금 아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이해할 수 있었어요.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이어진 저희 집 수면 습관이나 생활 리듬의 시작도 이 책의 영향을 꽤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2. 0~5세 골든 브레인 육아법
육아를 하다 보면 해야 할 것들이 끝도 없이 많아 보여요. 놀이도 해줘야 할 것 같고, 책도 읽어줘야 할 것 같고, 다양한 체험도 시켜줘야 할 것 같고요. 사교육이나 교구 이야기를 듣다 보면 괜히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건 아닐까 불안해질 때도 있었어요. 특히 육아를 하면서 인스타그램을 보다 보면 그런 마음이 더 커지더라고요. 다른 집 아이들은 영어도 하고, 악기도 하고, 온갖 활동을 다 하는 것처럼 보이니까요. 저 역시 '내가 뭔가 중요한 걸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종종 했어요.
그런데 이 책은 그런 혼란 속에서 육아의 기준을 조금 단순하게 만들어줬어요. 저자가 강조하는 핵심은 수면, 식사, 운동, 놀이, 독서인데요, 저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오늘 이 다섯 가지를 어느 정도 챙겨줬다면 충분히 잘 보낸 하루다'라는 기준이 생겼어요. 덕분에 이것저것 다 해주지 못했다고 조급해하거나 불안해하는 일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지금도 놀이를 고르거나 하루 루틴을 계획할 때면 자연스럽게 이 다섯 가지를 떠올리게 돼요.
3. 정서적 흙수저 정서적 금수저
이 책은 개인적으로 꽤 충격적으로 읽었던 책이에요. 애착이 중요하다는 말은 워낙 많이 들었지만, 아이의 어린 시절 애착 경험이 이후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는 잘 몰랐거든요. 책에서는 충분한 애착을 형성하지 못한 아이들이 성장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과 발달 트라우마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요. 읽으면서 단순히 아이를 사랑하는 것과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행히 왜 애착이 중요한지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실제로 부모가 어떤 방식으로 애착을 형성할 수 있는지도 함께 알려줘서 더욱 도움이 됐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중 하나가 애착이 된 데에는 이 책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답니다.
4. 감정코칭
정서적 흙수저 정서적 금수저를 읽고 워낙 인상 깊어서 같은 저자의 책을 찾아보다 읽게 된 책이에요. 저는 원래도 아이에게 공감을 많이 해주는 편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제가 공감이라고 생각했던 대화 중에도 아이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받지 못했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특히, 아이의 행동보다 감정을 먼저 읽어주는 것이 아이의 정서에도, 또 아이의 행동 변화를 이끄는데도 중요하다는 점이 인상 깊었어요. 그래서 아이가 울거나 화를 낼 때도 “속상했구나.”, “화가 났구나.”, “기다리기 힘들었구나.”처럼 감정을 먼저 말해주려고 노력하게 됐어요. 요즘 아이가 스스로 “속상해”, “화났어”, “삐졌어” 같은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책을 읽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5. 부모의 말 아이의 뇌
예전에도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주는지가 중요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 중요성을 훨씬 크게 느끼게 됐어요.
책에서는 부모와 아이의 대화가 언어 발달뿐 아니라 이후 학습 능력과 성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해요. 특히 단순히 말을 많이 하는 것뿐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대화하는지, 대화와 사용하는 단어의 퀄리티가 중요하다는 점이 기억에 남았어요. 그래서 이 책을 읽은 후에 저도 아이와 대화할 때 대화의 내용과 단어 선택에 대해 조금 더 의식하게 되더라고요. 정답을 알려주기보다 질문을 해보고, 아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눈에 보이는 것들을 함께 이야기하려고 노력하게 됐거든요. 육아를 하다 보면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있는데, 그 안에서 정작 의미 있는 대화를 얼마나 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었어요.
결국 도움됐던 건 바로 아이를 이해하는 방법
제가 소개한 다섯 권의 책은 주제도 다르고 강조하는 부분도 달라요. 수면과 발달을 이야기하는 책도 있고, 애착과 감정을 다루는 책도 있고, 부모의 말과 상호작용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도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기억에 유난히 남은 이유를 생각해보니 공통점이 하나 있더라고요. 바로 육아의 기준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줬다는 점이에요. 육아를 하다 보면 주변에서 너무 많은 정보가 쏟아져요. 어떤 사람은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정반대로 이야기하기도 하죠. 저 역시 처음에는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몰라 흔들릴 때가 많았어요. 근데 이 책들을 읽으면서 적어도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은 조금씩 정리할 수 있었어요. 아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 안정적인 애착을 만드는 것,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도록 돕는 것, 그리고 아이와 충분히 대화하는 것처럼요. 물론 책을 읽는다고 육아가 쉬워지는 건 아니에요. 이해하는 것과 실생활에서 적용하고 실천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니까요 ㅎㅎ 하지만 적어도 예전처럼 모든 상황 앞에서 불안해하거나 어쩔 줄 몰라 하지는 않게 됐어요. 앞으로도 새로운 고민은 계속 생기겠지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아이를 이해하려는 마음만은 잃지 않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