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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월 아기 편식에 대처하는 방법

by editor83581 2026. 6. 11.

얼마 전 어린이집 소풍이 있어서 아이의 첫 소풍 도시락을 싸줬어요.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서 도시락을 싸는데 문득 웃음이 나더라고요. 도시락 한 칸에 브로콜리를 넣으면서 '얘가 예전에는 이걸 절대 안 먹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예전에는 잘 먹지 않던 브로콜리를 포함한 32개월 아이 소풍 도시락

예전에는 브로콜리를 입에 넣자마자 뱉던 아이가 이제는 소풍 도시락에 넣어준 브로콜리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먹고 오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아이의 입맛도 계속 변한다는 걸 다시 느꼈어요. 물론 지금도 편식이 없는 건 아니에요. 가지나 두부처럼 아무리 방법을 바꿔도 잘 먹지 않는 음식도 있거든요. 그래도 32개월이 된 지금은 예전보다 편식에 조금 더 여유롭게 대처하게 됐어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긴 우리 집 식사 규칙도 하나 있고요.

우리 집 규칙은 한 가지

바로 “한 입은 먹어보기”예요. 새로운 음식이 나오거나 평소 잘 먹지 않는 음식이 나왔을 때 무조건 다 먹으라고 하지는 않아요. 대신 한 입은 먹어보자고 이야기해요. 그리고 정말 먹어봤는데 싫다면 그 뒤로는 억지로 먹이지 않고요. 저도 어릴 때 싫어하는 음식을 억지로 먹었던 기억이 별로 좋지 않거든요. 저는 당근을 정말 싫어하는데, 자꾸 이거 먹어야 눈에 좋다면서 강요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고, 그런 모든 복합적인게 이유가 돼서 지금도 여전히 당근을 싫어해요 ㅜㅜ  그래서 아이에게도 식사 시간이 스트레스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한 입만 먹어본 후에는 강요하지 않기로 했죠. 물론 그렇게 말해도 절대 안먹겠다고 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땐 그냥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줘요. 그러다보면 생각보다 한 입 먹어보고 괜찮다고 하는 음식들도 꽤 있더라고요.

식감이나 조리법이 문제인 경우

매일 뭘 먹일까 고민하면서 다양한 메뉴를 아이에게 줘보고 느낀 건 생각보다 아이들이 식감과 맛에 어른들보다 더 민감할 때가 많다는 점이었어요. 우리 아이는 예전에 브로콜리를 전혀 먹지 않아서, 여느 아이들처럼 그저 초록 채소라 싫어한다고 생각했었어요. 근데 어느 날 채소찜을 만들다가 제가 다른 걸 준비하느라 불끄는 걸 깜빡하고 평소보다 훨씬 오래 쪄진 브로콜리를 준 적이 있는데, 그냥 입에 넣으면 바로 바스라질 정도의 식감이었거든요. 그랬더니 브로콜리 기둥을 잡고 브로콜리 송이를 오물오물 잘 먹더라고요. 그때 처음으로 어떤 깨달음을 얻었던 것 같아요. 브로콜리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아삭한 식감을 싫어했던 걸 수도 있겠다고요. 실제로 식당에 가서 OO이가 좋아하는 브로콜리라며 주면 처음엔 반가워하다가 먹어보고는 아삭하니까 내려놓더라고요.

 

버섯도 비슷했어요. 그냥 채소 구이처럼 구워줬을 때는 거의 먹지 않았는데, 굴소스를 넣고 볶아주니 잘 먹더라고요. 굴소스 덕분이 아닌가 싶을 수도 있는데, 굴소스로 볶아준다고 다 먹는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아이 나름으로 입맛에 잘 맞는 맛이 있나보다 싶더라고요. 반대로 아직도 어려운 음식도 있어요. 가지는 무슨 방법을 써도 잘 안 먹고, 두부는 심지어 이유식 할 때부터 먹는 것을 본 적이 없어요 ㅎㅎ 아마도 물컹하고 흐물흐물한 식감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는 것이 지금까지 지켜본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린 결론이랍니다 ㅎㅎ 

안 먹는다고 바로 포기하지 말기

저는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을 계속 강요하지는 않지만, 대신 주기적으로 꾸준히 다시 줘 보기는 해요. 그 음식을 먹지 않아도 입에 잠시라도 넣어보고, 냄새도 맡아보고, 만져보고, 가끔 한 입 먹어보는 경험 자체는 할 수 있도록 말이죠.

 

아기의 편식에 대해 전문가들이 말하는 것을 보면, 새로운 음식은 여러 번 노출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해요. 처음에는 거부하더라도 반복적으로 접하면서 점차 익숙해질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저희 아이도 그랬어요. 예전에는 애호박을 거의 먹지 않았거든요. 근데 제가 애호박 나물도 해보고, 애호박을 면처럼 만들어서 줘보기도 하고, 애호박으로 만든 수제비도 줘보고 하면서 꾸준하게 애호박을 노출해 줬었어요. 아이는 먹는 날도 있고 안 먹는 날도 있었는데,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 갑자기 먹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맛있다고 이야기하며 잘 먹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아이의 입맛도 성장하면서 계속 변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아직도 가지나 두부는 잘 먹지 않고, 심지어 이제 이 두가지 재료의 이름도 너무 잘 알아서 가지나 두부 요리라고 하면 그냥 이름만 듣고도 안 먹겠다고 거부해요 ㅜㅜ 그래서 그냥 가지랑 두부는 포기할까도 생각했었는데, 그래도 엄마인 저의 바램은 아이가 다양한 식재료의 맛을 알고 다채로운 음식을 즐기며 사는 것이거든요. 그 이유 때문에 여전히 포기하지 못하고 요즘도 잘게 다져서 요리에 넣어보기도 하고, 다른 재료와 섞어보기도 해요. 당장 먹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기보다 언젠가 익숙해질 기회를 계속 만들어주는 느낌에 가깝다고 할 수 있죠. 실제로 예전에 안 먹던 음식을 나중에 먹게 된 경험이 있다 보니 언젠가는 싫어하던 것도 먹을 수 있는 레시피를 찾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믿음이랄까요 ㅎㅎㅎ

중요한 것은 먹는 양보다 식사 분위기

아이가 편식을 하면 가장 힘든 건 아이보다 부모인 것 같아요. 잘 먹지 않으면 걱정되고, 영양이 부족할까 불안하고, 자꾸 한 입만 더 먹어보라고 이야기하게 되잖아요. 저도 그런 태도를 유지했었는데, 제가 여러 음식을 다 먹이려고 하니 아이가 점점 식사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당장 모든 음식을 잘 먹는 아이로 만드는 것보다 식사 시간이 즐거운 경험으로 남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한 입은 먹어보자고 권하지만, 그 이후에는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려고 해요.

 

어쩌면 편식은 빨리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아이가 성장하면서 조금씩 배워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어요. 오늘도 저희 집 식탁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도 있고 싫어하는 음식도 함께 올라와요. 그리고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지보다, 일단 함께 식탁에 앉아 즐겁게 식사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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