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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장난감보다 집안일을 더 좋아한다

by editor83581 2026. 6. 17.

우리 아이는 어릴 때부터 유난히 집안일에 관심이 많았어요. 제가 청소기를 꺼내면 바로 달려오고, 빨래를 개려고 하면 옆에 와서 앉아요. 요리를 시작하면 어느새 의자를 끌고 와 제 옆에 서 있고요. 장난감 정리도 잘 안 하면서 이상하게 집안일에는 누구보다 진심인 아이예요 ㅎㅎ 그래서 저희 집에서는 집안일도 놀이가 된답니다.

심부름은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요즘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집안일 중 하나는 심부름이에요. 제가 “엄마 물티슈 좀 가져다줄래?”라고 하면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여요. 가끔은 엉뚱한 걸 가져올 때도 있지만, 본인은 정말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처럼 진지하더라고요. 최근에는 불 켜는 것도 좋아해요. 제가 “불 좀 켜줄래?” 하면 직접 스위치 앞으로 가서, “이거?” “이거?” 하면서 하나씩 확인한 뒤에 불을 켜줘요. 당연한 일이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가족을 돕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느끼는 것 같아요.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정말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들어요.

요리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달려온다

요리를 시작하면 아이가 가장 먼저 알아차려요. 주방에서 무슨 소리만 나도 의자를 끌고 와 제 옆에 자리를 잡거든요. 채소를 씻는 걸 도와주기도 하고, 재료를 옮겨주기도 하고, 그릇을 건네주기도 해요. 가끔은 제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혼자 열심히 움직이기도 하고요. 물론 어른 혼자 하는 게 훨씬 빠르지만, 아이는 요리 자체보다 함께 준비하는 과정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급한 날이 아니라면 웬만하면 한 자리쯤은 내어주려고 해요. 참고로 한동안 러닝타워를 구매해서 아이가 도우려고 할때 옆에 세워줬었는데, 그게 자리 차지도 많이하고 무게가 있다보니 이동하기 번거로워서 그냥 당근으로 내보내고 그냥 식탁의자를 가져와서 불에서는 손이 안 닿게 멀리, 서랍장에 가깝게 붙여줘요. 그럼 비교적 안전하게 같이 요리할 수 있더라고요. 

빨래도 놀이가 된다

빨래를 할 때도 비슷해요.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는 일부터 빨래를 옮기는 일까지 뭐든 해보고 싶어 해요. 특히 본인 옷이 보이면 반응이 달라지거든요. “이거 내 거야!” 하면서 얼른 가져가는데, 그 와중에 본인 옷은 또 정확하게 찾아내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눈썰미가 정말 좋은 것 같아서 신기할 때가 있어요 ㅎㅎ 제가 빨래를 개고 있으면 옆에 와서 본인 옷을 한쪽에 모아두기도 하고, 어린이집 가방에 넣을 여벌옷을 챙기는 것도 도와주려고 해요. 물론 제대로 정리가 되는 건 아니지만요ㅋㅋㅋ 그런 모습을 보다 보면 아이에게는 집안일이 노동이 아니라 역할 놀이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요. 사실 영유아 시기에는 이렇게 생활 속에서 직접 해보는 경험이 자조 능력이나 책임감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잖아요. 스스로 자기 물건을 구별하고 정리해보는 과정도 아이에게는 하나의 배움인 셈이죠. 그래서 요즘은 조금 느리더라도 웬만하면 아이가 해보겠다는 건 직접 해볼 수 있도록 기다려주려고 해요.

집안일을 좋아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니

처음에는 왜 이렇게 집안일을 좋아할까 싶었어요. 그런데 아이를 지켜보면서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니까 좀 이해가 되는 것 같더라고요. 우리 아이는 원래 사람을 좋아하는 아이거든요. 놀이터에서도 놀이기구보다 사람을 구경하는 걸 더 좋아하고, 혼자 노는 것보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걸 좋아하고요. 그러다 보니 집안일 자체가 재미있다기보다는 엄마, 아빠와 함께 무언가를 하는 시간이 좋아서 집안일에도 관심이 많은 게 아닐까 싶어요. 결국 아이가 좋아하는 건 집안일이 아니라 엄마아빠와 교류하는 시간인지도 모르겠어요. 청소와 빨래를 하는 행위 자체를 좋아하는 것도 있겠지만, 엄마 아빠가 하는 일에 함께 끼어들고,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게 좋은 거겠죠.

그래서 요즘은 그냥 같이 한다

예전에는 집안일을 빨리 끝내야 하는데 아이가 끼어들면 번거롭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어차피 아이는 자라고, 지금처럼 뭐든 함께 하고 싶어 하는 시기도 생각보다 길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같이 할 수 있는 건 같이 하려고 해요. 심부름을 부탁하는 것도, 채소를 씻는 것도, 빨래를 나르는 것도요. 조금 느려지고 조금 번거로워져도 괜찮아요. 언젠가는 제가 먼저 도와달라고 해도 바쁘다며 지나칠 날이 올지도 모르니까요. 지금은 뭐든 함께 하고 싶어 하는 이 시기를 조금 더 오래 즐겨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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