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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월 아이 언어발달 기록, 이제는 진짜 대화가 된다

by editor83581 2026. 6. 18.

아이가 두 돌쯤 됐을 무렵 아이의 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을 때는 정말 신기했어요. 새로운 단어를 말할 때마다 박수치고, 두세 단어를 이어서 문장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는 그 모습이 얼마나 대견하던지요. 그때는 아이가 계속 이야기했으면 좋겠고, 더 많은 말을 들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그런데 32개월이 된 지금은 조금 다른 의미로 놀라게 돼요. 이제는 단순히 말을 하는 수준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고, 이유를 설명하고, 엄마와 협상하고, 때로는 논쟁까지 하거든요 ㅎㅎ 그래서인지 요즘은 정말 성인들끼리 하는 것처럼 진짜 "대화"를 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과거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요즘 가장 신기한 변화 중 하나는 과거의 일을 이야기한다는 점이에요. 예전에는 지금 눈앞에 있는 것들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면, 이제는 갑자기 “예전에 이거 먹었었는데~”, “어제 OO이 여기 갔었는데~” 같은 이야기를 해요. 물론 아직은 모든 과거를 “어제”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요 ㅎㅎ 지난주에 있었던 일도 어제고, 몇 달 전에 있었던 일도 어제라고 하거든요. 하지만 시간의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과거의 경험을 기억하고 언어로 표현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참 신기하더라고요. 영유아 발달 자료를 보면 만 2~3세 무렵부터는 과거 경험을 회상하고 이야기하는 능력이 점차 발달한다고 해요. 아직 시간 개념은 미숙하지만 기억을 언어로 표현하기 시작하는 시기라고 하더라고요.

엄마의 공감을 구하기 시작했다

요즘은 단순히 말을 하는 것을 넘어서 상대방의 반응을 확인하려고 해요. 가끔 아이가 “OO이가 이거 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그치 엄마?”라고 물어볼 때가 있거든요. 처음에는 단순히 질문하는 건가 싶었는데, 가만히 들어보면 사실은 정답을 모르는 게 아니라 엄마의 공감을 확인하고 싶은 거더라고요. “엄마도 그렇게 생각하지?”, “엄마도 기억하지?”를 확인하는 느낌이랄까요. 만 2~3세가 사회성이 발달하면서 다른 사람의 생각과 반응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시기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요즘 저희 아이를 보면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이제는 엄마를 가르친다

얼마 전에 새로운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어요. 저는 사용법을 잘 몰라서 이것저것 만져보며 헤매고 있었는데, 아이는 이미 이해했는지 갑자기 제 옆으로 오더라고요. 그리고는 “엄마 내가 보여줄게. 봐봐.” 하더니 이것저것 만져보면서 설명하기 시작했어요. 마지막에는 “엄마 이렇게 하는 거야. 알았지?”라고 하는데 정말 어이가 없더라고요 ㅋㅋㅋ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가 모든 걸 알려주던 아기였는데, 이제는 본인이 아는 걸 엄마에게 설명해주려고 하고 엄마가 이해했는지까지 확인하려고 하다니 너무 웃겼어요 ㅋㅋㅋ

엄마 아빠도 혼난다

아이의 언어가 발달하면서 관찰력도 함께 늘어난 건지 이제는 엄마 아빠를 혼내기 시작했어요. 자기가 만든 작품을 보여주면서 “짠!” 했는데 제가 못 봤을 때는 “이거 보라고 했잖아~ 안 보면 어떡해~”라고 하고요. 엄마와 아빠가 티격태격하고 있으면 “엄마 화났잖아~ 그렇게 하면 어떡해~”라며 중재에 나서기도 해요. 어디서 저런 말투를 배운 건지 모르겠는데 저렇게 말할 때면 이제 정말 아기 티를 벗은 작은 어른이 된 것 같아서 말투에 웃음이 나다가도 또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버린 것 같아서 아쉽기도 해요 ㅎㅎ

감정을 말로 설명한다

저희 아이는 예전에는 속상하거나 화가 나면 울음부터 나왔었는데, 요즘은 감정을 먼저 말로 표현해요. “나 화났어! 흥! ”이라고 말한 뒤 고개를 휙 돌리고 눈도 안 마주쳐요 ㅋㅋㅋ 물론 화가 난 이유는 아주 사소한 경우가 많아서 저 상황이 아주 많이 반복되긴 해요 ㅎㅎ 그래도 감정을 단순히 짜증 섞인 울음이 아니라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는 건 큰 변화인 것 같아요.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능력은 자기조절 능력과 사회성 발달에도 중요한 기초가 된다고 해요. 그래서 이제 우리 아이도 좀 더 자기를 조절하는 능력이 생겼구나 싶어서 기특하더라고요. 

말장난과 외계어도 늘었다

요즘은 언어 자체를 놀이처럼 사용하는 모습도 많이 보여요. 제가 “네 엄마~ 해야지?”라고 하면 “네 토끼~”라고 엉뚱한 대답을 해요.

제가 당황하면 그게 너무 웃긴지 깔깔 웃고요. 또 한 번씩은 “빠파 다구지 다꾸!”처럼 아무 의미 없는 말을 하면서 혼자 엄청 웃어요.

무슨 뜻인지 물어봐도 알려주지 않아요 ㅎㅎ 어린이집 친구들과 놀면서 배운 건지, 아니면 자기만의 언어를 만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모습을 보면 아이만의 세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가장 크게 느끼는 변화는 문장이다

요즘 가장 놀라운 건 문장의 길이와 내용이에요. 예전에는 단어 위주로 이야기했다면 지금은 상황과 감정을 함께 설명해요. 예를 들어 “어제 OO이가 놀이터에 갔는데 오빠가 밀어서 OO이가 아앙~ 하고 울었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베란다에서 놀이터를 보다가 아는 언니들이 보이면 “언니들이 OO이 보고 싶어 하니까 빨리 나가야겠다.”라고 말하기도 해요. 또 아빠 퇴근을 기다리면서는 “아빠가 빨리 기차 타고 왔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아이가 단순히 단어를 나열하는 게 아니라 생각과 감정, 바람까지 문장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돼요. 언어발달 자료에서도 3세 전후에는 문장이 길어지고, 단순한 요구뿐 아니라 경험과 감정, 생각을 표현하는 말이 점차 늘어난다고 해요. 실제로 저희 아이를 옆에서 지켜보면 그 변화가 하루하루 느껴지더라고요. 

이제는 진짜 대화를 하는 나이가 되었다

예전에는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맞히는 것이 육아의 큰 부분이었어요. 울면 왜 우는지 추측해야 했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무엇을 원하는지 짐작해야 했죠. 근데 요즘은 많이 달라졌어요. 화가 나면 화가 났다고 말하고, 원하는 것이 있으면 이유를 설명하고, 엄마의 반응까지 확인하려고 하거든요. 

 

물론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에요. 말대답도 늘었고, 자기 논리도 생겼고, 한번 시작된 협상은 끝이 없을 때도 있어요 ㅎㅎ 그래서 아기가 어렸을 때는 체력적으로 힘들다면 조금 크고 나면, 그리고 더 커 갈수록 정신적으로 힘들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조금 알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순간에도 문득 웃음이 날 때가 있어요. 엄마를 가르치려고 하고, 엄마 아빠를 혼내고, 자기 생각을 길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 많이 컸다는 게 느껴지거든요. 아마 몇 년 뒤에는 지금의 말들도 모두 당연해지겠죠. 그래서 비록 한번씩 아이와의 논쟁에 욱 하게 되긴 하지만.. ㅋㅋㅋ 그래도 아이의 이야기를 좀 더 집중해서 귀 기울여 들으려고 해요. 지금 이 시기의 우리 아이에게서만 들을 수 있는 귀여운 표현과 문장들이니까요!

참고한 자료

미국소아과학회 HealthyChildren.org - Language Delays in Toddlers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CDC - Developmental Milestones, 2 to 3 years

American Speech-Language-Hearing Association - Communication Milestones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영유아 발달 관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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