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이를 키우기 전에는, 그리고 신생아에서 돌 즈음까지만 해도 장난감이 다양하고 많아야 잘 놀 줄 알았어요. 근데 막상 아이를 키워보니 생각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는 단순하더라고요. 어떤 놀이는 몇 달째 꾸준히 좋아하고, 어떤 놀이는 같은 장난감이어도 새로운 방법으로 응용하면서 계속 가지고 놀기도 해요. 그래서 오늘은 요즘 우리 아이가 가장 자주 하는 놀이들을 기록해볼게요.
노는 것보다 사람 구경을 더 좋아하는 놀이터
저희 집은 비가 오거나 날씨가 아주 좋지 않은 날이 아니라면 거의 매일 놀이터에 가요. 하원 후 첫 코스도 놀이터이고, 주말에도 꼭 한 번은 들르게 되더라고요. 놀이터는 아이들의 대근육 발달뿐 아니라 또래를 관찰하고 관계를 경험하는 공간이기도 하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우리 아이를 보면 놀이기구보다 사람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언니들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놀이터에 가면 그네에 앉아서 한참 동안 언니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볼 때가 많아요. 그러다가 잠깐 놀고, 다시 와서 구경하고, 또 놀고요.
처음에는 같이 놀고 싶은 건가 싶었는데 막상 다가가면 언니들이 너무 빠르게 뛰어다니거나 놀이 흐름에 끼기 어려운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아이도 경험적으로 '일단 구경부터 하자' 라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ㅎㅎ 그러다가 또래 친구가 나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신나게 따라다니며 같이 놀고요. 그 모습을 보면 역시 관계가 중요한 아이구나 싶어요.
혼자서도 오래 노는 자석 퍼즐
우리 아이가 혼자 가장 오래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하나 꼽으라면 자석 퍼즐일 것 같아요. 저희 집은 지오맥 자석 퍼즐을 사용하는데, 크기가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고 자석도 잘 붙어서 아이가 가지고 놀기 좋더라고요. 자석 퍼즐은 공간지각력이나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지오맥이 조금 가격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매를 해줬는데요, 그런 보람이 있게 매일 가지고 놀고, 특히 제가 좋았던 건 아이가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점이었어요. 혼자 조용히 집중해서 만들다가 어느 순간 저를 부르더니, “엄마! 이거 인형 집이야!” “이건 기차역이야!” 하면서 보여주거든요. 그럴 때마다 “우와, 이걸 혼자 만들었어?” 하고 놀라주면 세상 뿌듯한 표정을 지어요 ㅎㅎ 그 모습을 보는 엄마의 마음도 같이 뿌듯해지더라고요.

점점 놀이 방식이 다양해지는 클레이
클레이는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도 주기적으로 다시 찾는 놀이예요. 아무래도 손으로 만지고 주무르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는 것 같아요. 클레이 놀이는 소근육 발달과 감각 자극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죠. 예전에는 주로 틀을 이용해서 모양을 찍어내는 놀이를 했었는데, 요즘은 노는 방식이 조금 달라졌달까요. 여러 색을 섞어서 새로운 색을 만들기도 하고, 클레이 안에 돌멩이를 숨겨놓고 보물찾기처럼 찾기도 해요. 같은 장난감으로도 놀이가 계속 확장되는 걸 보면서 아이가 크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돼요.
실내에서 체력 빼기 좋은 트램펄린과 밸런스 놀이
비가 오거나 날씨가 너무 더운 날에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잖아요. 그럴 때 가장 도움을 많이 받는 게 바로 트램펄린이에요. 저는 트램펄린 주변에 밸런스보드와 밸런스스톤을 함께 배치해두는데요. 그러면 아이가 트램펄린을 뛰다가, 밸런스보드 위에서 중심을 잡아보고, 다시 밸런스스톤을 건너가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놀이가 이어져요. 트램펄린이나 밸런스 놀이들은 균형감각과 신체 조절 능력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어요. 거기에 무엇보다도 집 안에서도 꽤 많은 에너지를 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여기에 아이가 좋아하는 신나는 음악까지 틀어주면 정말 세상 재밌게 뛰어다니거든요 ㅋㅋㅋ 신나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괜히 제가 더 뿌듯해지더라고요.

여전히 빠질 수 없는 독서
그리고 여전히 빠질 수 없는 놀이가 바로 독서예요. 책육아 관련 글도 썼지만, 책은 지금도 우리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 중 하나거든요. 요즘 최애는 도레미곰에 있는 기차 책이에요. 한 번 가져오면 다섯 번 이상 읽어주는 날도 있을 정도예요 ㅎㅎ 반복독서가 언어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마침 우리 아이는 같은 책을 계속 읽는 것을 워낙 좋아하더라고요.
그리고 최근에는 영어책에도 관심이 많아졌어요. 특히 노부영 책들을 자주 가져오는데, 마침 노래가 나오는 CD도 있고, 아기때부터 반복적으로 틀어줘서 그런가 제가 다 외워버려서 ㅎㅎ 저는 노래처럼 불러주면서 읽어주고 있어요. 예전에는 영어책보다 한글책을 훨씬 선호했는데, 요즘은 영어책을 가져오는 횟수도 꽤 늘었더라고요.
조금 달라진 놀이를 고르는 기준
요즘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들을 보면 꼭 새롭고 특별한 장난감이 필요한 건 아니더라고요. 놀이터에서 친구들을 관찰하고, 자석 퍼즐로 무언가를 만들고, 클레이를 만지며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것처럼 아이는 익숙한 놀이 안에서도 계속 자기만의 재미를 발견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요즘은 새로운 장난감을 자주 사주기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충분히 반복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시간을 함께 지켜보고 반응해주는 것도 결국 놀이의 한 부분이고요. 아마 몇 달 뒤가 되면 또 좋아하는 놀이가 달라져 있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 이 시기에 무엇을 좋아했고 어떤 모습으로 놀았는지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도 아이가 "엄마 이것 좀 봐!" 하고 부르면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가장 먼저 달려가 보려고 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