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기 전에는 육아하면서 어떤 것에 돈을 가장 많이 쓰게 될지 상상해 본 적이 있어요. 그때는 아마 전집이나 장난감, 교육비 같은 것들이 가장 큰 지출이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아이를 키워보니 제가 예상했던 것 과는 조금 다르더라고요. 거의 3년간 아이를 키우며 제 소비를 돌아보니 저는 옷과 먹을 것에 가장 많은 돈을 쓴 것 같아요.
생각보다 많이 산 건 옷 등 패션템
아기 옷은 정말 위험해요 ㅎㅎ 제가 인스타를 하다보니 더 그렇겠지만, 분명 집에 옷이 있는데도 자꾸 예쁜 옷이 눈에 들어오거든요ㅜㅜ 우리 아이와 찰떡인 것 같은 옷 들을 보면 구매를 못참겠더라고요 ㅋㅋㅋ 물론 예쁜 옷이 아니라고 해도, 아이들은 금방 성장하기 때문에 당장에 몇달 전에 입었던 옷도 짧아질 수 있어서 그런 이유로도 옷 구매가 많은 것 같아요. 저희 아이도 가을에 샀던 내복이 올해 봄에는 모두 짧아져서 또 새로 구매해야 했었어요. 정말 계절 한 번 바뀔때마다 아이의 사이즈도 같이 바뀌더라고요. 거기에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하면 여벌옷도 필요하고요. 그러니까 필요에 의해서 이기도 하고, 또 예쁜 옷들이 눈에 자꾸 들어오기도 하고 이렇게 여러 이유로 옷에 가장 많이 소비를 하는 것 같아요. 거기에 양말, 신발, 모자, 여아는 악세사리까지 옷 외의 패션템도 은근히 필요한 것 들이 많더라고요. 기저귀를 뗀 지금은 속옷도 필요하고요. 여름이 오면 선글라스도 필요하고, 겨울에는 겨울 방한템도 필요하고.. 그렇게 하나둘 사다 보면 어느새 옷장이 가득 차 있어요. 근데 솔직하게 고백해보면 결국 자주 입는 옷만 계속 입게 되기는 하는 것 같아요. 예쁘다고 사놓고 아까워서 몇 번 못 입힌 옷도 있고, 특별한 날 입히려고 했는데 입을 기회를 놓쳐버린 옷도 있었거든요. 그럴 때면 '조금 덜 사도 됐겠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해요.
먹는 것에는 아낌없이
옷 다음으로 돈을 많이 쓴 건 먹을 것이에요. 아마 대부분의 가정에서 먹을 것에는 소비를 많이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저도 먹을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엄마 따라서 아이도 먹짱 아기라 장을 정말 자주 보게 되더라고요. 엄청난 과일 러버라 제철 과일도 많이 사고, 고기도 워낙 잘 먹어서 고기를 많이 사고요, 어린이집 하원 후에 어린이집에서 오후 간식을 먹었음에도 배가 고프다고 해서 간식도 또 준비해야하고... 잘 먹는 아기라 먹을 것을 많이 구매하게 돼요. 엄마들은 다 공감하시겠지만, 아이가 먹는 건 아깝지 않잖아요 ㅎㅎ 거기에 그냥 아무거나 먹이고 싶지 않고 또 이왕이면 좋은 식재료를 사고 싶어지고요. 그러다보니 저는 요즘에 제 옷을 사려고 보다가도 이 가격이면 우리 애기 옷이랑 먹을거를 몇 개를.. 이렇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ㅜㅜ 아무래도 한정적인 예산 안에서 구매를 하려고 하니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근데 확실히 잘 먹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너무 좋고 사랑스러워서 자연스럽게 제 껀 포기하고 아이 것을 더 찾게 되더라고요.
의외로 적게 산 건 책과 장난감
아이를 낳기 전에 가장 큰 구매를 할 거라 예상했던 건 책이나 장난감이었는데요, 예상 외로 많은 돈을 쓰지 않았어요. 물론 전집도 여러 질 사고 장난감도 다양하게 샀지만, 생각보다 교체 주기가 그렇게 자주 있지 않아서 자주 혹은 많이 구매하지는 않게 되더라고요. 특히 저희 집은 책을 자주 교체하는 편이 아니라서 한 번 들인 책을 꽤 오래 읽었어요. 처음에는 새로운 책을 더 많이 사줘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는데, 아이는 오히려 익숙한 책을 반복해서 읽는 걸 더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생각보다 책값이 많이 들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장난감도 아기가 어릴 때는 새 것을 다 사서 줬지만, 키우다보니 장난감을 길게 가지고 노는 경우가 드물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아이가 좀 크고 나서 위생에 대한 걱정이 좀 덜어졌을 때, 특히 아이의 구강기가 끝나고 난 뒤부터는 당근을 적극 활용했어요. 당근에서도 잘 찾아보면 상태가 매우 좋거나 혹은 아이가 손을 거의 대지 않은 새상품 같은 것도 많거든요. 어떤 때는 아이 연령대에 맞는 장난감을 일괄로 판매하는 분도 있어서 오히려 번거로움도 적고 비용도 덜 들어가니 꽤 괜찮은 것 같아요. 그러다 새상품으로 꼭 사야하는 것들은 아이의 어린이날이나 생일, 명절 등을 이용해서.. ㅋㅋㅋ 가족들 찬스를 쓰면 되니 제가 많이 구매하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지금 돌아보면 드는 생각
계절이 바뀌고 옷장을 정리하다 보면 한번씩 현타가 오면서 그런 생각이 들어요. '옷 한 벌 덜 사고 책을 한 권 더 사줄 걸 그랬나..' 물론 모든 옷이 아까운 소비였다는 건 아니에요. 아이가 예쁜 옷을 입고 찍은 사진은 지금도 보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계절이 지나면 입을 수 없는 옷보다 오랫동안 꺼내 볼 수 있는 책이나 오래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더 오래 남는데 여기에 더 소비를 하는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렇다고 지금까지의 소비를 후회하는 건 아니에요. 그 시절 좋아하던 과일을 먹으며 행복해하던 모습도 기억에 남고, 예쁜 옷을 입고 외출했던 사진들도 소중한 추억이 되었으니까요. 사실 육아를 하다 보면 효율만 따질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분명 지금 돌아보면 아쉬운 소비도 있지만, 그 순간에는 그래도 최선이라 생각하며 구매했던 엄마의 마음이 있었으니까, 또 그렇게 아이도 좋아하고 그런 아이를 보며 좋아했던 저의 기억까지 생각하면 단지 효율로만 설명할 수 없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도 어느정도는 비슷할 것 같아요. 이번엔 정말 안 사야지 생각하면서도 예쁜 옷을 보면 또 한 번 고민하고, 아이가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면 장바구니에 담고 있지 않을까요? ㅎㅎ